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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 한류는 로봇 연극” 이탈리아 진출한 한국 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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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도로시의 모험’ 공연 뒤 로봇 배우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어린이들. [로봇에버 제공]

한국에서 개발한 로봇연극이 이탈리아에 진출했다. 국내 로봇업체인 로봇에버㈜의 로봇연극단 ‘로보라마’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9월 이탈리아 페치올리시에서 세 차례 공연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과학관과 전시회 등에서 50여 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내년부터는 이탈리아 전역을 순회하며 공연할 계획이다.

 페치올리시에서 한 공연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 공연은 약 40분간 진행됐다. 연극에 앞서 로봇이 드럼을 연주한다. 연극 뒤에는 강아지 로봇 서너 마리가 뛰어나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으로 전체 공연을 마무리한다.

 로봇연극은 로봇 배우 넉 대와 실제 사람 배우 한 명이 합동으로 공연한다. 로봇은 키 30~50㎝로, 말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한다.

 줄거리는 ‘오즈의 마법사’를 각색해 만들었다. 연극 제목은 ‘도로시의 모험’. 시나리오는 지구가 치명적인 환경 재해로 황폐화 된 상황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사람들은 로봇 친구들을 남겨둔 채 달로 피난을 떠난다. 과학자들은 아직 자신이 로봇이 된 줄 모르는 소녀인 ‘도로시’를 지구로 보낸다. 지구에 도착한 도로시는 3명의 로봇 친구 ‘라이곤’ ‘아이언’ ‘스틱맨’을 만나 우정을 쌓아 간다.

 로보라마 공연 무대는 그 자체가 하나의 대형 로봇이다. 조립식으로 만들어진 극장은 크기 조절이 가능하고, 중앙의 무대 바닥은 양쪽으로 움직여 로봇이 쉽게 등장하도록 특수 설계했다.

 로보라마는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 로봇사이언스 미래관에서 처음 선보였다. 그때 로봇과 드라마를 연결해 로봇의 딱딱한 이미지를 문화 콘텐트로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보라마의 이탈리아 진출은 이탈리아의 SSSA 바이오로봇연구소 자회사인 테크노딜㈜이 주선해 이뤄졌다. 로봇에버 김창근 사장은 “유럽에는 줄로 조종하는 꼭두각시 인형극장이 많이 있는데 앞으로 로봇 드라마도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로보라마’ 상표권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 각국에 등록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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