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확보와 남북 해빙에 큰 의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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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호 06면

채욱 원장

“러시아와 북한의 합의가 나오면 안정성ㆍ경제성을 평가한 뒤 들어가면 된다. 미리 단정해서 안 된다고 할 필요는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채욱 원장은 신중하되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찬성론 펴는 대외경제정책연 채욱 원장

-러시아 가스 도입을 어떻게 보나.
“안정성 문제는 신중하게 논의돼야 하지만 가스 도입은 정치ㆍ외교 부문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예정대로 수입된다면 한국 가스의 25%를 차지하게 되는데 가격이 배로 오는 LNG보다 싸면 경제효과가 크다. 가스관 도입(PNG)이 LNG보다 싸지 않으면 도입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싸게 도입하면 가스의 안정적 확보라는 의미가 크다. 지금 주로 중동산을 많이 들여오는데 확보가 불안정하다. 게다가 중국의 가스 수요가 커지면서 국제적으로 물량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이런 마당에 러시아에서 안정적으로 가스를 들여온다면 경제적 의미가 크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한반도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텐데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긍정적인 것 아닌가.”

-그럼에도 가스관이 북한을 통과하게 되면 그 가스관이 인질이 된다는 걱정이 있다.
“북한은 항상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리 있는 걱정이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와의 협의를 통해 확실히 할 문제다.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먼저 합의서가 나오고 이를 기초로 들어가면 된다. 담보를 받고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한다는 게 분명히 있어야 한다. 또 북한이 갑자기 가스관을 막아 공급이 중단되면 러시아가 LNG 물량으로 이를 확보해 준다는 보장을 해준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안정성에 대해 그렇게까지 우려할 필요는 없다.”

-공급자인 러시아가 안정적인가의 문제도 있다.
“도입 계약은 국제계약인데 이를 신뢰하지 못하면 어떤 것도 못한다. 러시아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하면서 잘 짜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도 곧 가입하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 더 노출되면 국제 규범을 지킬 것이다.”

-북한에 수수료를 현금으로 주면 군사적인 전용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걱정이 있다.
“수수료 문제는 공급자인 러시아와 중계자인 북한 사이에 나올 문제다. 국제 관례상 수수료는 공급자와 중계자 사이의 문제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러시아와 북한이 합의할 것이다. 그러나 남ㆍ북ㆍ러 사이에는 얼마든지 특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제관례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수수료의 일부는 한국이 지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나 될 것인지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현금으로 가나 물자로 가나 언제나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으므로 결국 신뢰의 문제일 것이다. 이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런 이유로 가스관 사업을 부정적으로만 보면 안 된다. 러시아와 북한의 합의를 보고 안정성ㆍ경제성을 평가한 뒤 한국이 들어가면 되는데 지금부터 미리 단정해서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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