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당 100원 싼 ‘알뜰 주유소’ 1300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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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내년부터 고속도로 휴게소에 석유공사가 기름을 대고 도로공사가 직영하는 ‘알뜰 주유소’가 등장한다. 마진과 비용을 줄여 인근 주유소보다 휘발유를 L당 70~100원 싸게 팔 예정이다. 정부는 여기에 농협 주유소(500여 곳)와 자가폴 주유소(600여 곳) 등을 대상으로 알뜰 주유소를 확대, 2015년에는 전체 주유소의 10%가량인 1300개로 늘릴 계획이다.

 3일 지식경제부가 이 같은 내용의 ‘알뜰 주유소 추진계획’을 내놨다. 골자는 정부와 공공기관, 자가폴 주유소 등이 ‘연합군’을 이뤄 정유 4사가 장악한 시장에 진출, 경쟁을 촉발시키고 기름값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기름을 대량으로 공동 구매해 주유소에 싸게 공급하면 주유소는 사은품 지급을 줄이고 셀프 주유로 판매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주유소 시설과 디자인 교체에 필요한 자금의 70%(2300만원 한도)를 지원한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 실장은 “휘발유 기준으로 L당 공동 구매로 50원 안팎, 셀프화 등으로 30원가량을 아껴 인근 주유소보다 70~100원 싸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석유사업자의 거래물량과 가격정보 등을 수집·관리하는 석유공사가 유통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법상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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