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러운 중국의 우주 도킹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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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어제 새벽 중국은 또 하나의 신기원(新紀元)을 달성했다. 중국의 서부 산시(陝西)성과 간쑤(甘肅)성 343㎞ 상공에서 무인우주선 선저우(神舟)8호와 우주정거장 톈궁(天宮)1호의 도킹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우주 도킹은 초고속으로 비행하는 우주선들이 속도를 맞춰가며 접속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지금까지 이 기술을 확보한 나라들은 미국과 러시아뿐이다.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은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해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을 완성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즉시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등 13억여 중국인들이 축제 무드에 젖어 있다.

 중국의 우주 기술 발전 속도가 경이로울 정도다. 1961년 세계 최초 우주유영을 달성한 러시아나 69년 달 표면에 우주인을 착륙시킨 미국에 비해 40~50년 뒤진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발전 속도는 놀랍다. 2003년 첫 유인 우주선 발사, 2007년 첫 달 탐사 인공위성 발사, 2008년 우주 유영 성공, 2010년 2차 달 탐사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올 연말에는 러시아와 공동으로 화성탐사 위성을 발사하며 내년에는 무인 탐사선 달 착륙, 2013년 독자 화성탐사 위성 발사, 2017년 달 토양 수집, 2020년 우주정거장 운영 등의 숨 가쁜 계획을 갖고 있다. 불과 10년여 사이에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기술을 따라잡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우주 도킹 성공은 축하할 일이지만 우리 형편을 생각하면 속이 편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리는 여전히 독자적인 위성 발사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로켓을 빌려 추진한 나로호 발사가 잇따라 실패한 끝에 지금은 우주개발에 대한 기대마저 크게 낮아진 상태다. 인공위성을 100개 이상 보유한 중국이나 수십 개를 보유한 일본에 비해 우리는 겨우 4개뿐이다. 인구나 영토, 경제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나라들과 본격적인 우주개발 경쟁에 나서는 것은 무모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독자적인 위성 발사 등 최소한의 능력은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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