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노조 3만 조합원 ‘제3노총’ 깃발 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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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초대위원장

노사 간 상생(相生)과 사회적 화합을 추구하는 ‘국민노총’이 출범했다. 한국노총·민주노총에 이은 ‘제3의 노총’이다. 국민노총은 일단 조합원 3만 명의 소규모 노총으로 닻을 올렸다.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노총(조합원 74만 명)·민주노총(59만 명)에 비해 세력은 미약하다. 하지만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두 노총에서 탈퇴하는 노조가 많은 시점에 출범한 국민노총이 어떻게 세력을 확대해 나갈지 주목된다.

국민노총은 1일 대전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조합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갖고 강령과 규약 등을 채택했다. 국민노총에는 지방공기업연맹·환경서비스연맹·운수연맹·운수산업연맹·도시철도산업노조·자유교원조합 등 전국 단위의 6개 산별노조가 참여했다. 또 서울지하철노조를 비롯해 100여 개 노조가 참가해 조합원은 3만여 명이다.

 국민노총은 이날 출범 선언문에서 “이념 과잉으로 인해 계급투쟁에 경도된 노동운동과 기회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노동운동을 극복하고 노동자를 섬기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실천적이고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국민노총은 또 초대 위원장으로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을 선출했다. 정 위원장은 “노동운동을 혁신해 도덕성을 회복하고 상생과 협력의 선진 노사문화를 추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 일문일답.

 -왜 3노총이 필요한가.

 “국민의 85%가 노동운동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 우리 노사문화는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에서 133개국 중 131위를 차지할 정도로 후진적이다. 노조가 더 이상 사회 갈등과 대립의 주체가 돼서는 안 된다. 노동계 스스로 개혁에 나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국민노총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노동운동을 펼치겠다.”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과 다른 점은.

 “민주노총은 이념적이고 정치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을 해왔다. 수요자(노조원)가 아닌 공급자(간부) 위주의 노동운동이었다. 한국노총은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다. 부패와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칠돼 있다. 우리는 이념적이지도 않고 관료적이지도 않은 노동운동을 할 것이다. 노조원과 국민을 섬기는 노동운동을 하겠다.”

 노동계는 1995년 이후 16년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양분해왔다. 하지만 이날 국민노총이 공식 출범하면서 두 노총과의 세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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