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스포츠] 정성옥 '공화국 영웅' 최고의 영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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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정상공동선언에 의해 남북 스포츠교류가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북한은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으면서도 국민통합기능에 큰 역할을 할 만국공통어 스포츠교류를 공동선언문에 명시했다.벌써부터 2001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2001 동아시아대회 단일팀 구성이 임박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스포츠는 아직 미공개다.북한에서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 운동하고 있을까.최고스타는 누구일까.북한에도 오빠부대가 있을까.

중앙일보는 임박한 남북체육교류를 앞두고 북한 스포츠 알기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한국에서 홈런타자 이승엽신드롬이 생겼듯 북한에서는 육상세계선수권대회 여자마라톤 우승자 정성옥열풍이 불었다.

엄청났다.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언론이 연일 정성옥을 칭송하더니 급기야 김일성·김정일·오진우등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만이 갖고 있던 ‘공화국 영웅’ 칭호가 추서됐다.체육인중 처음으로 공화국 영웅이 된 정성옥은 칭호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앞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북한에서는 훈장과 칭호를 통해 엘리트스포츠를 육성하기 때문에 북한의 체육을 알기 위해서는 체육인의 칭호를 이해해야 한다.

정성옥 이전까지 체육인이 받은 가장 높은 칭호는 ‘인민체육인’으로 60년대 김일성주석이 “체육부문에서 명예를 빛낸 선수들을 평생 편안히 지낼수 있도록 대우하라”고 지시해 생겼다.

인민체육인은 올림픽과 각종목 세계선수권 3위이내 입상자가 대상이며 간혹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을 경우 아시아대회 우승자도 포함시킨다.북한의 체육인은 남한 스포츠스타에 못지 않는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지닌다.

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아시아의 진주’ 박두익이 벤츠자동차로 상징되는 첫 인민체육인이며 72년 뮌휀 올림픽 사격에서 금메달을 딴 후 “미제의 털가슴에 총알을 날리는 심정으로 사격했다”고 말한 이호준도 유명하다.

박두익은 오랫동안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냈으며 아직까지 체육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이호준은 경호실에서 고위급 인사로 활동했다.

냉전시대 국제대회에서 북한선수들이 한국에 패하는 경우 “사상적 준비가 모자르다”며 탄광으로 좌천되는 경우도 많았다.그러나 인민체육인은 남북대결에서 패해도 탄부생활을 하루이틀 정도로 끝냈다.

90년대 들어서는 96애틀랜타올림픽 유도에서 ‘일본의 희망’ 다무라를 꺾고 깜짝스타가 된 계순희,역도 58kg급세계신기록을 세운 리성희,NBA진출을 시도했던 세계최장신 농구센터 리명훈등이 인민체육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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