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이탈리아.터키 8강 합류

중앙일보

입력

일찌감치 2승을 거둔 이탈리아가 예선 마지막 스웨덴과의 경기까지 승리,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한편 터키는 홈팀 벨기에를 누르고 극적으로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이탈리아는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 C조 마지막 경기에서 고전 끝에 스웨덴에 2-1로 승리하며 조별 리그에서 전승을 거뒀다.

경기 내내 공격의 주도권은 스웨덴이 잡고 있었다. 산술적으로 슛이나 코너킥도 스웨덴이 이탈리아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스웨덴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빗장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골키퍼와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8명의 선수들이 1선과 2선에 걸쳐 이중으로 만들어내는 수비진을 공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역시 첫 골은 이탈리아가 뽑아냈다. 전반 38분 델 피에로의 코너킥을 디 비아조가 헤딩슛, 스웨덴 골문을 열었다. 선제골을 넣은 후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는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결국 전반은 이탈리아가 리드한 채 마쳤다.

그러나 1무 1패로 벼랑 끝에 몰린 스웨덴의 기세도 쉽게 잠들지 않았다.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던 스웨덴은 후반 31분 이탈리아 수비진의 패스를 중간 차단한 라르손이 골기퍼까지 제치고 동점골을 넣었다.

하지만 스웨덴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것처럼 보이던 후반 42분 이탈리아의 델 피에로가 상대 수비진의 실책을 틈 타 수비수 두 명 사이로 돌파하며 오른발 강슛, 결승골을 뽑아냈다. 스웨덴이 전열을 가다듬고 경기를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B조 예선 3전 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을 자축했다.

한편 같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터키와 벨기에의 경기에서는 터키가 홈팀 벨기에를 2-0으로 누르고 8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벨기에는 홈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90분 내내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펼쳤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닐리스와 에밀 음펜자가 공격을 주도한 벨기에는 터키와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터키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했다.

터키는 갈라타사라이의 UEFA 컵 우승 주역인 스트라이커 하칸 수쿠르가 2골을 넣으며 맹활약해 8강에 진출, 다시 한번 유럽 축구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터키의 두 골은 모두 벨기에 수비진의 실수에서 시작됐다. 전반 45분 벨기에 수비진이 골기퍼에게 백 패스 한 것을 수쿠르가 골키퍼에 앞서 헤딩슛, 선제골을 뽑아냈다. 손을 쓸 수 있는 골기퍼가 오히려 공격수에게 코 앞에서 헤딩을 허용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벨기에 골키퍼는 스웨덴고의 1차전에 이어 비슷한 실수를 연발,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두 번째 골 역시 벨기에의 미숙한 업사이드 트랩에서 시작됐다. 벨기에의 업사이드 트랩을 터키의 수아트가 2선에서부터 돌파, 순식간에 골기퍼와 2대1의 찬스를 만들었다. 수쿠르는 수아트가 패스한 볼을 텅빈 골문에 강 슛,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마음이 급해진 벨기에는 결국 0-2로 완패, 홈에서 다른 팀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신세로 전락했다.

조 1, 2위로 8강에 진출한 이탈리아와 터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8강전에서 A조 1, 2위 팀과 엇갈려 경기를 갖는다. 터키는 A조 1위가 확실시되는 포르투갈 8강전에서 맞붙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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