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해커들…아동포르노 웹사이트 해킹

중앙일보

입력

''좋은 일을 하는 선의의 해커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해커들은 컴퓨터 시스템에 무단으로 침입해 마구 파괴하거나 악성바이러스를 유포시키는 등 피해를 주는 존재로 알려져 있지만 때때로 가치있는 목적을 위해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하는 해커들도 있다고 미국의 ABC방송이 16일 보도했다.

ABC는 "최근 아동 포르노 웹사이트에 반대하는 여러 해커단체들이 결성돼 `좋은'' 활동하고 있다"면서 해커들은 아동을 등장시킨 포르노 웹사이트들의 IP 어드레스를 알아내 인터넷 호스팅 업체들에게 알려줘 사이트를 폐쇄하게 하거나 집단으로 해킹, 웹사이트를 다운시켜 버린다"고 전했다.

`Condemned.org''를 운영하고 있는 블루베리(Blueberry) 란 ID의 한 오스트리아출신의 여성해커는 "단체 결성 후 처음 네 달 동안 500개 이상의 아동포르노 웹사이트를 폐쇄시켰다"고 밝혔다.

3년 전 인터넷 서핑 중 우연히 아동 포르노 웹사이트를 보게된 뒤 해킹을 결심했다는 이 해커는 "불과 몇 살 안된 어린 아이를 강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는 순간 속이 울렁거리며 소름이 끼쳤다"면서 "지난해 같은 생각을 가진 해커들과 단체를 결성했고 현재는 일부 컴퓨터 관련 업체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해킹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해커 조지 곤살레스는 "아동포르노 사진을 인터넷에 미끼로 띄워 놓고 이를 다운 받으려는 웹사이트 운영자를 추적해 웹사이트의 IP 어드레스를 알아낸다"면서 "이어 이 웹사이트에 대한 해커들의 처절한 공격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Antichildporn.org(ACPO) '', `포르노에 반대하는 도덕적인 해커들'' 등 여러 해커단체들도 활발하게 해킹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의 활동 역시 무단으로 웹사이트를 파괴하는 것이고 더구나 IP 어드레스를 공개하는 등 사생활도 침해하고 있다면서 법에 저촉되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해커들은 "우리가 하는 일은 경건한 일로 결코 법에 저촉되게 활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동포르노 사이트는 국제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해킹이 불법이 아닌 나라의 인터넷망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