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결산 앞두고 은행들 후순위債 발행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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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결산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잇따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이번 결산에서 정부의 지침대로 잠재부실까지 반영하면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일부 우량은행의 경우 최근 예금이 많이 몰려들며 자산이 급증해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BIS 비율이 3월말 결산 때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는 은행이 파산할 경우 채권 변제순위가 가장 뒤로 밀리는 채권으로 금융당국의 은행감독업무 시행세칙에 따라 BIS 비율 산정때 자기자본(납입자본금+잉여금+기타 준비금)이외의 보완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해외 금융시장에서 2억달러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번주중 미국에서 로드쇼(투자설명회)를 갖는다.

외환은행 김성우 상무는 "6월말 BIS 비율을 9.2%대로 맞추기 위해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을 주간사로 외화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중" 이라며 "발행금리 등 구체적인 조건은 로드쇼를 통해 결정될 것" 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이와 함께 코메르츠방크 등 대주주의 증자도 추진하고 있으나 주가 하락으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또한 주택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오는 26, 27일까지 은행 창구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3천억원과 2천억원 규모로 원화 후순위채를 판매한다.

주택은행의 경우 올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은행권 최저수준인 7%(1년짜리)까지 낮췄으나, 예금(은행계정 기준)이 다섯달새 8조원이나 급증해 BIS 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은 "단순 계산으로 BIS 비율을 8%로만 맞추려 해도 예금 1조원 당 자본을 8백억원씩 늘려야 하는 셈" 이라며 "유상증자를 하자니 국내 증시 사정도 좋지 않고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기 때문에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고 설명했다.

주택은행의 경우 이번에 3천억원어치가 모두 팔릴 경우 BIS 비율은 3월말의 10.01%에서 소폭 올라간 10.9%가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알리안츠로부터 1천2백64억원의 자본을 끌어들인데 이어 2천억원 어치의 후순위채를 판매, 6월말 결산에서 BIS 비율을 11%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판매되는 주택은행 후순위채는 만기 5년7개월에 실효 수익률은 연 9.42%며, 하나은행은 만기 5년1개월에 실효 수익률은 연 9.47%로 각각 월이자 지급식과 만기 일시지급식 두가지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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