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큰손들' 일본 진출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대형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잇달아 일본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의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부동산을 유가증권의 형태로 바꿔 사고파는 기법이 도입돼 투자 기회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최대의 부동산 투자펀드인 아폴로부동산은 내년 3월까지 일본에서 1천억엔 이상의 건물 및 부동산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1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아폴로부동산은 이미 일본의 부동산 투자자문사인 아시아 퍼시픽 랜드 재팬과 제휴해 오피스빌딩.쇼핑센터 등 1백30억엔 규모의 물건을 구입했다. 앞으로 호텔.골프장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헤지펀드로 투자 손실을 본 조지 소로스가 거느린 소로스부동산도 7월중 일본에 진출, 수백억엔을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소로스부동산은 투자 물건을 감정하기 위해 일본에서 전문가를 선발하는 동시에 일본의 부동산 회사 인수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스는 퀀텀펀드와 실적이 좋지않은 기타 펀드의 운용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장래성있는 지역의 부동산과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부동산투자그룹인 스타우드 캐피털은 지난해 일본의 노무라(野村)부동산과 3백억엔 규모의 투자펀드를 설립한 뒤 현재 도쿄(東京)를 중심으로 오피스빌딩 구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직접 부동산을 구입해 임대하거나 부동산투자신탁상품 또는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된 채권(ABS)에 투자해 일본 예금금리의 3~5배에 달하는 연 3~4%수준의 투자수익을 노리고 있다.

한편 올들어 일본 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건물을 매각하거나 증권화함에 따라 도쿄 신주쿠(新宿)의 '알타' , 롯뽄기(六本木)의 '아크힐즈' 등 대형물건이 매물로 나온 것도 미국 부동산회사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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