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가 여성에게 준 선물 잘 활용할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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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여성이면서 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사장은 디지털 시대의 가능성에 낙관적이다. 아니, 낙관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쪽이다. 평등한 인간 중심의 사이버 문화공간, 이것이 그이가 꿈꾸는 ‘우먼 드림(woman dr eam)’의 그림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징검다리 역할

“유리천장이라고 알죠? 위가 빤히 보이는 데도 결코 오를 수 없는, 그런 직장 여성들의 상황. 그건 여성들이 정보와 인맥에서 차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 미디어&콘텐츠 그룹 우먼드림 김효선 사장(39)은 직장 여성들의 이야기로 말문을 튼다. 여성들은 술자리 문화, 결혼생활 등으로 직장 내 정보와 인맥에서 소외되기 쉬운 데다 선배들도 남자 후배만 키우려고 하는 풍토 속에서, 사회에 진출한 여성 1세대들이 어렵사리 축적한 경험들이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기 때문에 후배들은 또다시 ‘맨땅에 헤딩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사장은 앞 세대의 자산이 후배들에게 전달되는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우먼드림이 일정 부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디지털이기에 가능하다는 믿음이다.

우먼드림은 (주)다우기술, (주)두산, (주)디지틀조선, (주)삼보컴퓨터, (주)삼성물산, (주)코리아나화장품, (주)휴맥스 이렇게 7개 기업이 각각 10억원을 공동 출자해 70억원의 자본으로 설립된 조인트 벤처업체다. 김사장은 회사 설립이 무르익을 무렵인 지난 3월 영입되었다.

“투자업체들은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습니다. 우먼드림에 오기로 결정한 것도 대주주가 없어 중립적일 수 있다는 점, 전부터 생각해 오던 여성관련 정보의 디지털화를 실험해볼 수 있는 괜찮은 구도라는 점 때문이었으니까요.”

김효선 사장에게는 아직까지 ‘전 여성신문 편집국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최초의 여성 정론지로 자리매김한 여성신문은 10여년간 김사장의 땀과 함께 성장한 매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습관처럼 ‘여성’과 관련된 고민과 기획을 해왔기 때문에 김사장 자신보다 더 ‘여성 정보’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 사람도 드물 거라고 말한다.

지난 해 그이는 여성신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후배들도 많이 성장해 있었고 그 곳에서 자신의 역할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시대가 달라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여서 디지털화에 대한 관심도 커져 있었다. 우먼드림이 시기까지 딱 맞아떨어진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오는 9월에 여성 포털 사이트 여자와닷컴(www.yeozawa.com)을 오픈할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한 여성 포털 시장이라 후발업체로서 부담감도 큰 눈치다. 차별화 요소를 묻자 ‘충실한 콘텐츠’와 ‘참신한 기획’을 꼽는다. 1백% 직접 생산해낸 전문적인 콘텐츠, 특히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교육과 상담 부분을 강하게 가져갈 생각이라고 한다. 세상읽기라는 이름으로 시사정보는 물론 제대로 된 맞춤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투자기업들의 튼실한 인프라를 솜씨 있게 활용해 이제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사이트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펼쳐보인다. 디자인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초기 수익모델은 웹 디자인 사업과 이벤트 기획 등 오프라인에서 창출할 계획이라고.

“이제는 섬세한 여성성이 환영받습니다. 디지털 시대가 여성들에게 준 선물이지요. 여성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김사장은 우먼드림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건너올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도록 만들고 싶다. 그 혜택은 비단 여성만이 누릴 것은 아닐 터다. 노년층과 남성, 어린이를 모두 아우른 평등한 인간 중심의 사이버 문화공간, 이것이 그이가 꿈꾸는 ‘우먼 드림(woman dream)’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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