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열전] 유로 2000을 빛낼 스타 (6) - 옌스 예레미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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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스는 폴란드 국경과 인접해 있는 이전 동독 영토 괴를리츠에서 1974년 3월 5일 태어났다.

6살 때 모토르 괴를리츠 팀에서 축구를 시작한 그는 12살 때인 1986년 디나모 드레스덴에 입단해 십년 가까운 동안을 활약하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보던 분데스리가 클럽 TSV 1860 뮌헨에 의해 픽업된다.

1860 뮌헨에서 그는 만년 하위권에 맴돌던 팀 성적을 중위권으로 끌어올리며 팀내 없어서는 안될 키 플레이어로 성장한다.

이러한 그의 재능은 당시 독일 대표팀 감독이었던 베르티 포크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고, 예레미스는 1997년 11월 남아공과의 평가 전에 대표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하며 당시 프랑스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던 대표팀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된다.

대표팀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한 그에게 '98 프랑스 월드컵은 기회의 무대였다.

하지만 노쇠한 전차 군단 독일은 조별 예선 첫 경기인 미국과의 경기를 제하곤 게르만 전사의 후예답지 않은 졸전을 거듭하다 결국 8강전에서 프랑스 월드컵 돌풍의 주역 크로아티아에게 3대0 완패의 치욕을 당하며 중도에 하차하고 만다.

예레미스는 독일이 싸운 5경기 중 3경기에 선발로 출장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쇠락했다는 비판이 난무하는 독일 축구에 그나마 위안을 준 존재로 기억되었다.

프랑스 월드컵 이후 독일 축구의 기린아로 성장한 그를 영입키 위한 유럽 명문 클럽들의 경쟁이 시작되었고 그 가운데 마테우스라는 독일 축구의 전설적인 선수와 함께 뛸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 바이에른 뮌헨은 그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전 소속팀 1860 뮌헨과의 더비에서 이적후 데뷔 골을 기록하기도 한 그는 독일 대표팀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역시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국내외의 많은 쟁쟁한 선수들 가운데 당당히 팀을 대표할 수 있는 핵심 선수로 자리잡게 된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을 98/99 시즌과 99/00 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로 이끄는데 공헌했으며 98/99 시즌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99/00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레알 마드리드와의 1차전 원정경기에서는 뼈아픈 자책 골을 기록하며 팀의 패배를 초래하기도 했고, 2차전 홈 경기에서는 경기도중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으로 교체되며 팀의 결승행 좌절을 목도해야만 했다.

리벡 감독과의 언쟁으로 잠시 대표팀을 떠나 있기도 했던 예레미스.

하지만 노쇠한 마테우스로 대변되는 독일 팀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를 꼽는다면 단연 예레미스를 우선해서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의 미드필드 플레이는 물론이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마테우스를 대체할 독일이 찾고 있는 리베로 역할의 최적임자 또한 예레미스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경기를 읽는 탁월한 시야와 날카로운 패스, 강력한 태클, 그리고 부지런한 공격 가담 이 모든 표현으로도 예레미스를 형용하기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베켄바우어와 마테우스의 후계자로 손꼽히며 최근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는 독일 축구의 영광을 재현할 인물로 평가받는 그가 유로 2000에서 독일에 다시 한번 유럽 최고의 왕관을 선사할 수 있을지 그의 발끝을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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