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배구 토종거포들 설레는 가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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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위쪽부터 김학민, 박철우, 문성민.

프로배구가 22일 남자부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 여자부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가 시즌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나 토종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다. 국내 공격수들이 살아야 더 많은 관심을 끌고 팬도 불러모을 수 있다. 국내 선수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시즌을 앞둔 각오가 비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학민(28·대한항공)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시즌 외국인·국내 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55.65%)을 보였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그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삼성화재가 우승컵을 가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군에 입대할 예정이어서 “지난 시즌 놓친 통합우승을 이루고 미련 없이 입대하겠다”는 각오다.

 최고연봉(2억5000만원)자인 박철우(26·삼성화재)는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그는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삼성화재로 팀을 옮겼다. 삼성화재는 4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개인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부상으로 제외됐다. 연봉도 5000만원 삭감당했다. 올 시즌에는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만년 우승후보 현대캐피탈의 에이스 문성민(25)은 어깨가 좋지 않아 시즌 초반 출전이 불투명하다. 그러나 신임 하종화 감독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1라운드부터 출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에이스로서의 그의 공백이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문성민도 “올해에는 꼭 우승을 하겠다”며 시즌을 앞두고 삭발을 한 뒤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이밖에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며 배수의 진을 친 이경수(32·LIG손보), 지난 시즌 신인왕 박준범(23·KEPCO45)도 국내 선수의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부에서는 황연주(25·현대건설)의 독주 체제를 누가 막느냐가 관심사다. 황연주는 지난 시즌 공격성공률(41.30%·국내 1위), 서브(세트당 0.52·1위) 등 대부분의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전·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황연주의 아성을 깰 선수로는 올 시즌 GS칼텍스로 팀을 옮긴 한송이(27)와 1년간 무적 선수의 설움을 딛고 돌아온 한유미(29) 자매가 손꼽힌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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