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중소가맹점 수수료 1.8%로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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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요구에 한 발 물러섰다.

 국내 7개 신용카드사는 17일 줄줄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2.0~2.1%의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형할인점 수준인 1.8%로 낮추고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의 중소가맹점 범위를 2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신한카드는 현재 2.05%인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6~1.8%로, 현대·하나SK카드는 2.1%에서 1.8% 이하로 각각 낮춘다.

  인하 시기는 연내 혹은 내년부터로 카드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인하폭이나 중소가맹점 기준 확대 범위는 대동소이하다. 하루 뒤인 18일에 있을 음식점중앙회의 대규모 집회를 의식한 ‘여론 달래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논의하던 0.2%포인트 인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도 “전체 가맹점의 80~90%가 1.8%의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정도가 카드사들이 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중소가맹점의 기준을 연매출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면 전체 가맹점의 92%가량이 포함된다.

 음식업중앙회는 ‘중소가맹점 수수료 1.5%’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소폭 인하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나마 연매출 1억2000만원 이상인 외식업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카드사 고위 임원은 이에 대해 “중소형가맹점을 내세워 일부 매출이 많은 ‘부자’ 업체들까지 혜택을 누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번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치로 혜책을 받는 음식점은 전체의 58.7%에서 72%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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