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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타 잦은 유소연, 프로가 왜 그러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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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유소연

올해 US여자오픈 우승자인 유소연(21·한화)이 잦은 규칙 위반으로 구설에 올랐다.

 유소연은 15일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3라운드 경기 도중 12번 홀에서 공 주변에 있는 모래 등을 치워(라이 개선) 2벌타를 받았다. 선두 경쟁을 벌이던 유소연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9월 4일 끝난 한화금융클래식 4라운드에서는 12번 홀 헤저드 안에 있는 마른 잔디 줄기 등을 치워(자연 장해물 제거 금지 규정) 벌타를 두 개 받았다. 최나연(24·SK텔레콤)과 우승을 다투던 유소연은 5위로 떨어졌다.

 유소연은 2008년 10월에 열린 KB투어에서도 공이 벙커 속 깊이 박히자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한 뒤 벙커 안이 아닌 밖에다 드롭(오소플레이)했다가 실격된 일이 있다. 3년 새 세 번 규칙 위반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런 실수가 반복되자 불리한 증언이 더 나오기도 했다. 한 방송사의 해설위원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3라운드 18번 홀에서 유소연이 드롭을 하면서 두 클럽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 공을 떨어뜨린 것 같다고 했다. KLPGA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벌타를 받을 때도 애매한 상황이 더 있었다. 유소연은 해저드 안에서 공을 치기 전에 클럽을 풀 속에 내렸다. 클럽이 땅에 닿았다면 2벌타를 받는다. 몇몇 시청자들은 “클럽이 매우 깊숙이 들어가 땅에 닿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KLPGA는 클럽이 땅에 닿지는 않은 것으로 판정했다.

 일부 선수들은 “유소연이 어긴 규칙은 매우 기초적인 것이고, 자꾸 이런 일이 생기므로 고의적이다”고 의심한다. 이에 대해 유소연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유소연의 에이전트인 IB스포츠는 “중계 카메라가 따라다니는데 고의로 규칙을 위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KLPGA 김광배(71) 경기위원장도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무의식 중에 규칙을 위반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가 규칙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우승섭(75) 전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반복적으로 규칙을 위반한다면 큰 문제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해야 한다”면서 “유러피언 투어에서는 그린에서 공을 조금 움직인 선수가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따랐다”고 말했다. 김광배 경기위원장은 “자꾸 잡음이 발생하니 유 선수가 경기를 할 때는 바짝 다가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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