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거품론 불구 해외 투자유치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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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거품론으로 국내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많은 벤처업체들이 해외 투자유치를 성사시키고 있다.

이는 벤처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있기는 하지만 해외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내 벤처산업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벤처의 미래가 그다지 암울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서비스업체인 프리챌(대표 전제완)은 지난달 미국의 GE캐피털을 포함한 5개사로부터 1천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액면가(500원)의 30배에 달하는 1만2천600원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 전체 지분의 16%를 투자업체에 내줬다.

프리챌의 경우 광고를 제외한 수익모델의 부재로 벤처거품론의 단초를 제공한 닷컴기업에 속하면서도 서비스개시 4개월만에 회사가치를 770억원으로 키워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전자상거래와 CRM(고객관리) 솔루션, ASP사업 등 자사가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수익모델 개발을 구체화한다는 전략이다.

코스닥 등록업체 가운데 가장 심한 수익모델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새롬기술(대표 오상수)은 지난 4월 미국의 벤처캐피털인 CGMI 등으로부터 1천675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새롬기술은 미국현지의 자회사인 다이얼패드닷컴의 나스닥 진출 가능성을 토대로 CGMI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다.

한때 회사가치가 4조원을 웃돌기도 했던 새롬은 네이버와의 합병무산 등으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주가가 80% 이상 하락하기도 했으나 최근 모뎀사업부문을 분리키로 하는 등 군살빼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회사는 앞으로 다이얼패드를 바탕으로 한 인터넷 사업에만 전념, 사업의 집중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인터넷 인큐베이팅 업체인 미래랩(대표 이정석)은 지난달 홍콩계 헤지펀드 회사로부터 주당 30만원의 전환사채를 발행, 모두 1천만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했으며 이달중 2천만달러를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번에 유치한 자금으로 기존의 인큐베이팅 사업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국내 업체의 해외진출을 적극 주선할 방침이다.

미래랩에 앞서 인츠닷컴(대표 이진성)은 지난 4월 홍콩의 파이오니어캐피털 등으로부터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유상증자에는 홍콩파이오니어캐피탈(380만달러)을 비롯해 하나은행과 엘지창업투자, 무한기술투자 등 18개 국내외 업체가 참여했다.

인츠닷컴은 당시에 투자한 자본을 무선단말기를 이용한 역경매 쇼핑몰을 구축, 운영하는데 사용키로 했으며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위한 1대1의 마케팅 시스템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국내법인인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를 통해 메디온과 메디서비스에 각각 24억원과 25억원 등 총 49억원을 투자했다. 메디온과 메디서비스는 인터넷 의료포털서비스와 전자상거래를 준비하는 업체로 향후 국내 최대의 의료포털사이트를 지향하고 있다.

또 이동통신 부품제조업체인 셀레콤(대표 오세태)은 대만의 벤처투자회사인 CIDC와 GAAM사로부터 400만달러(50억원)를, 대성메디테크(대표 이봉순)는 영국 아틀란티스 펀드로부터 48억원의 외자를 각각 유치했다.

이밖에 부가통신망 사업자인 ㈜케이에스넷(대표 이재형)은 지난 4월 H&Q 아시아퍼시픽과 롬바르드 APIC, GE에퀴티(Equity) 등 3개사가 참여한 해외 컨소시엄으로부터 4천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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