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 '국산품 그대로 베끼기' 급증

중앙일보

입력

세계 시장에서 잘 나가는 국산품을 그대로 베껴 파는 외국 업체들이 급증해 우리 업체들의 수출 손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청이 4일 집계한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지적재산권 분쟁 현황' 에 따르면 1997년 7월~2000년 5월 사이 국산 상품.상표 베끼기가 중국.동남아.중남미 등 30여개 개도국에서 1백45건이 발생했다.

여성들의 속눈썹 미용 도구인 '아이컬' 을 개발, 수출해 오던 ㈜은성디벨럽먼트는 지난해 수십억원의 수출 손실을 입었다.

중국의 한 업체가 제조업체와 원산지를 '은성디벨럽먼트' 'Made in Korea' 로 똑같이 표기한 모조품을 만들어 미국.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에 대량으로 뿌려댔기 때문이다.

동양제과의 대 베트남 오리온 초코파이 수출은 96년 4백45만달러에서 98년 1백여만달러로 줄었다.

이 회사는 베트남의 6개 업체가 모조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어 수출이 크게 줄었다며 지난해 특허청에 '분쟁해결' 을 호소했다.

손톱깎기로 유명한 ㈜벨금속도 중국 업체가 상표를 도용해 중동.동남아 등지의 시장을 잠식하는 바람에 연간 4백만달러 정도의 수출 손실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용 재봉침을 만드는 한국오루강침㈜도 모조품 때문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특허청은 기업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 지식재산권 보호센터' 를 만들어 법률.외교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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