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 무선 통신망의 미래 '블루투스'

중앙일보

입력

"''푸른 이빨(Blue tooth)''이 케이블을 없앤다"

지난달 5일 가트너그룹은 `2000년에서 2010년까지 사이에 떠오를 열두가지 기술''이라는 보고서에서 각 기업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검토해야 할 정보통신기술 가운데 한가지로 ''블루투스''를 꼽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재 상용화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분야에서는 적외선 통신(IrDA)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블루투스의 등장으로 그 자리를 위협받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블루투스는 무엇인가

''블루투스''는 지난 98년 에릭슨, 노키아, 인텔, 도시바, IBM 등 세계적인 5개 통신회사가 근거리 무선 통신망 표준을 통일하기 위해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이라는 컨소시엄을 형성하면서 결정한 공개적인 표준을 말한다.

그후 루슨트테크놀로지,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3Com등이 SIG에 가세했고 현재 회원사는 세계적으로 1천8백여개에 이른다.

곧 ''블루투스''란 적외선 통신을 대체할 수 있는 근거리 무선통신망의 표준결정을 위한 기업의 연합체이자 표준사양을 뜻하기도 하고 동시에 이 표준사양에 따라 제작된 칩의 상품명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표준사양이 결정돼 올해 초부터 실제 생산에 들어간 블루투스 칩은 3.3×1.7×0.3 ㎝의 크기를 가지는 금속칩으로 회원사에게 칩의 사양과 설계도가 완전히 공개돼있다.

명칭의 유래

이 이름은 10세기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유명한 바이킹의 왕 ''헤럴드 블루투스(Herald Bluetooth)''에서 유래됐다. 헤럴드 블루투스가 스칸디나비아를 통일한 것처럼 블루투스 기술이 서로 다른 통신장치들 간에 선이 없고 단일화된 연결장치를 이룰 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또 헤럴드 블루투스가 여행가로도 유명한 것처럼 호환성을 지닌 블루투스 기술이 전세계 어디를 여행하든 단일 장비로 통신이 가능하도록 모든 통신 환경을 일원화시켜 주기를 바라는 뜻도 포함돼 있다.

어떤 장점을 가지는가

근거리 무선 통신망분야에서 블루투스의 경쟁상대로 꼽히고 있는 적외선 통신은30°이내에서 방향성이 있어 통신의 목적이 되는 장치로 향해야만 신호를 전달할 수있고 저주파로 장애물을 잘 통과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진다.

또 적외선 무선통신은 중간에 장애물이 없을 때도 5m정도 범위내에서만 사용해야하므로 사용자나 장치의 운동성(mobility)이 제한된다. 적외선 무선 통신이 생활에 적용된 예는 많지만 그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TV 리모컨이다.

블루투스는 2.4㎓내외의 RF(Radio Frequency)를 사용하므로 방향성이 없어 사용자가 움직이면서 이론적으로 마스터(master)가 되는 장치의 10m이내에만 머무르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장애물을 비교적 잘 통과하는 장점을 지닌다.

이와 함께 블루투스는 음성이나 데이터를 전송할 때 통신 내용을 짧은 패킷단위로 묶어 허용 주파수내의 채널을 바꿔가며 전달하는 중첩현상을 피해 FH(FrequencyHopping)방식을 채택, 고주파 통신의 단점인 잡음을 줄인다.

블루투스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적외선 무선통신이 일대일(point-to-point)통신이 가능한 것과는 달리 블루투스는 일대다(point-to-multi)통신이 가능하다는 것.

이 장점은 마스터가 되는 장치의 통제력을 극대화 시키는 의미가 있으므로 주변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한 곳으로 집중할 수 있는 기계적 효율 뿐 아니라 근거리 무선 네트워크 형성에도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어느 곳에 응용될 수 있는가

블루투스가 개발되면서 가장 먼저 시도됐던 부분이 데이터 전송의 동기화였다.

PC, PDA, 휴대전화에 블루투스 칩을 장착하고 이들 단말기 사이에 연결 케이블을 달지 않고도 버튼 하나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PDA를 이용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케이블로 휴대전화에 연결해 사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PDA와 휴대전화에 블루투스를 사용하면 휴대전화를 가방안이나 주머니 속에 넣어놓고도 무선인터넷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좀더 응용하면 PC와 네트워크 허브, 프린터,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 기기에 연결돼있는 복잡한 케이블을 없애고 무선으로 LAN에 접속하거나 주변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 ''선없는 컴퓨터''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블루투스를 사용하면 가전제품을 휴대전화 하나로 제어할 수 있게해 줄 기술개발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즉 모든 가전제품에 블루투스를 적용할 경우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컴퓨터가 블루투스의 통신거리안에 있기만 하면 컴퓨터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도 휴대전화만으로도 충분히 제어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는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무선전화, 인터폰이 따로 있지만 블루투스는 이런 통신수단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또 아파트 단지내에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해 LAN을 구성할 때 블루투스가 내장된 AP(Access Point)를 적당한 곳에 설치하면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휴대전화로 무료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는 응용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과제

블루투스가 안고 있는 최대 과제는 가격경쟁력에서 적외선 통신에 뒤진다는 것이다.

적외선 통신 모듈이 개당 5달러 미만인 것에 비해 블루투스는 아직 30달러는 웃돌고 있다. 관련업체는 블루투스 칩이 대량생산 된다면 내년중에 5달러 미만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으나 PDA, 휴대전화등 무선 단말기 생산 업체와 PC생산업체들이 블루투스 칩을 적용하는 시기를 두고 최대 3년후로 내다보고 있어 통일된 근거리 무선통신 표준적용 시기가 불튜명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또 블루투스의 통신속도도 향상돼야 한다는 저적이 일고있다. 적외선 통신이 최고 현실적으로 4Mbps까지 통신속도를 가지고 있으나 블루투스는 현재 1Mbps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모든 근거리 무선통신망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안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블루투스의 경우 방향성이 없어 이동성이 뛰어나기도 한 장점을 가짐과 동시에 방향에 관계없이 블루투스라는 통일된 표준을 가진 장치로 어디서나 통신내용을 가로챌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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