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예선] ‘거함’ 아르헨티나 순조로운 항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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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는 지금 축구열풍에 휩싸여 있다.

CONMEBOL(남미축구연맹) 소속 10개 팀이 참가한 2002 한일월드컵 남미예선이 지난 3월28일(이하 현지시각) 킥오프해 2001년 11월14일까지 1년8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4.5장의 티켓을 놓고 18라운드 풀리그로 펼쳐지는 남미 지역예선 1라운드서 '거함' 아르헨티나는 칠레를 대파하고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고 월드챔피언 브라질은 콜롬비아와의 원정경기서 무승부를 기록,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98프랑스월드컵서 16강에 올랐던 파라과이는 페루에 0-2로 패해 이변을 낳았다. 전통강호 우루과이, 월드컵본선 처녀출전을 노리는 에콰도르는 각각 1승을 기록했다.

‘초호화멤버’ 아르헨티나, 칠레 대파

‘남미축구의 거인’ 아르헨티나가 칠레를 대파하고 월드컵 본선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후안 베론(라치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피오렌티나), 클라우디오 로페스(발렌시아) 등 초호화 멤버로 막강 전력을 갖춘 아르헨티나는 3월29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칠레와의 홈 경기서 골세레를 퍼부어 4-1로 승리했다. 78아르헨티나, 86멕시코 월드컵에 이어 3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는 베론이 2골을 터트리고 바티스투타와 로페스가 1골씩을 보태 대승을 따냈다.

첫 골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바티스투타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전반 9분 바티스투타가 PA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절묘하게 오른발로 감아 차 골네트를 흔들었다.

사모라노(인터밀란)-살라스(라치오) 투톱으로 역습 기회를 넘보던 칠레는 29분 얻은 프리킥을 호드리고 텔로가 성공시켜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저력은 무서웠다. 6분 뒤인 35분 공격형 미드필더 베론이 추가골을 넣어 2-1로 앞서나갔다. 베론은 또 후반 25분 PK를 침착하게 차 넣어 자신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고 43분에는 왼쪽 날개 로페스가 쐐기골을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월드챔피언 브라질 주춤, 콜롬비아와 무승부

‘세계 부동의 1위’ 브라질은 찜찜한 출발을 보였다. 주전선수들이 대거 결장한 브라질은 낙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콜롬비아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월드컵 4관왕(58, 62, 70, 94년)인 브라질은 3월28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 남미지역 1라운드 콜롬비아전서 경기 내내 지루한 공방만 계속하다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브라질은 호나우두, 히바우두 등 정상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출전치 못해 1.5군 선수들을 위주로 콜롬비아와 맞섰으나 조직력에서 많은 허점을 노출했다. 브라질은 전반 ‘환상의 프리킥’ 호베르투 카를로스(레알 마드리드), ‘브라질의 희망’ 호나우딩요(그레미우)를 앞세워 막강한 공격력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몇 차례 맞았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과 연결하지 못했다.

또 콜롬비아전이 열린 보고타는 해발 2,654m에 위치한 고지대로 컨디션조절에 실패해 좌초하고 말았다. 브라질은 정상적으로 고지대에 적응키 위해서는 보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현지적응을 포기하고 경기 하루 전날 콜롬비아에 입국, 단기간 컨디션 조절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고지대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나머지 경기 전승을 자신하고 있다. 세계최강의 전력과 함께 54년 시작된 남미지역예선서 38전29승8무1패란 무서운 기록을 보유한 브라질이 남은 예선서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파라과이 페루에 덜미…전통강호 우루과이 첫 승

‘2강’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뒤를 이어 4강에 들기 위한 중위권 다툼이 치열하다. 94프랑스월드컵 16강 파라과이는 페루에 일격을 당했고 전통강호 우루과이는 볼리비아를 꺾고 1승을 기록했다. 또 에콰도르 역시 베네수엘라를 누르고 기분 좋은 스타트를 했다.

페루는 스위퍼 레이노소-플레이메이커 팔라시오스-최전방 공격수 마에스트리로 이어지는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골 넣는 ‘괴짜GK’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가 골문을 지킨 파라과이를 2―0으로 물리쳤다. 남미국가 중 월드컵 본선 출전경험이 없는 두 팀간의 경기로 관심을 모은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의 경기서는 에콰도르가 2-0으로 승리했다.

80년대까지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축구의 ‘트로이카 체제’를 이끌었던 우루과이는 볼리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전반 26분 파블로 가르시아의 중거리슈팅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1-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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