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2억달러 적자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의 경상수지가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4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 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2억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는 1997년 11월 흑자로 돌아선 이후 29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해 왔다.

한은은 이와 관련, 지난달 경상수지 적자는 만기연장된 외채이자 지급이 한꺼번에 몰려 빚어진 일시적인 현상이며, 5월부터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정호(鄭政鎬)경제통계국장은 "5월들어 무역수지(통관기준)가 1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채 이자지급도 감소했다" 면서 "이번 적자가 긍정적 지표는 아니지만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고 강조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4월 중 수출은 지난해 동월대비 20.3% 증가한 1백36억2천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49.4% 늘어난 1백30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상품수지 면에서는 소폭 흑자를 내고 있으나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확장과 유가상승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4월 중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전체로는 30억~40억달러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29일 밝혔다.

권오규(權五奎)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최근 국내경기가 진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자본재의 수입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면서 "이동전화 단말기의 보조금 폐지와 강력한 에너지 절약 시책 등이 수입억제 효과를 거둘 경우 하반기 중 흑자규모는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權국장은 "정부는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1백2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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