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내려라” 식당 주인 총집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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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업중앙회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음식점 업주들은 정부에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안성식 기자]


18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전국의 음식업 운영 업주 10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형집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이날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동원되는 버스만 1750여 대에 달한다. 이 여파로 이날 낮 직장인들은 한 끼 해결할 곳을 찾아다니느라 점심 대란과 함께 교통대란까지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서울종합운동장에 결집해 오후 3시30분까지 ‘범외식인 10만 결의대회’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집회에서 현행 2~2.7%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율을 1.5% 선으로 인하해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음식점 카드 수수료율은 골프장·백화점·주유소의 1.5%대 카드 수수료율에 비하면 가혹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요구도 할 예정이다.

 음식업중앙회 박정록 홍보국장은 “전국 음식업 업주 45만 명 가운데 10만 명 이상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서울지역 참가자만 7만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1만여 명의 음식업 종사자들이 상경할 예정이다. 이번 대규모 집회는 2004년 음식업주 3만여 명이 계속된 불황에 견디다 못해 세제 혜택을 요구하면서 이른바 ‘솥단지’ 시위를 벌인 후 7년 만이다.

 이날 집회는 수년간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해 온 업주들이 최근 경기 불황·물가 상승에 시달리면서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다. 참기만 해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아구찜 전문점을 운영하며 월 매출 2000만원을 올리고 있는 민상헌(59)씨는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를 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200만원 남짓”이라며 “카드 수수료로 30만원 가까이 내고 나면 쥐꼬리만큼 남는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것도 음식점 업체들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음식업중앙회 정책개발국 신훈 정책개발부장은 “동포·외국인 근로자 28만여 명의 체류 비자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되면 외식업계에 심각한 인력난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일식집을 운영 중인 전모(51) 사장은 “외국인 종업원 10명을 써야 영업을 할 수 있는데 (우리 업소의 경우) 외국인 고용이 3명으로 제한돼 홀 서빙·주방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1명만 초과돼도 고용노동부·법무부·지자체의 단속에 걸리면 벌금 3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노동부가 고시로 정한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가 기준은 전체 종업원이 5명 이하일 경우 2명까지, 5명 이상~10명 이하인 경우 3명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글=박태균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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