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메모리 반도체분야 투자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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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붐을 이루고 있다.

비메모리 설계.개발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이 주를 이루는 이들 업체의 비메모리 분야 투자 붐은 그동안 메모리 분야에 치중해온 한국반도체 산업의 다원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휴대폰에서 음성을 전파로 변환시켜주는 핵심부품인 RF(고주파변환기)에 들어가는 ASIC(주문형반도체)의 자체 생산을 추진중이다.

삼성전기는 지금껏 삼성전자와 외국 파운드리업체들에 ASIC를 주문, 생산해왔으나 최근 세계 반도체시장의 초호황에 따른 반도체업체들의 공급능력 부족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삼성전기는 이에 따라 ASIC를 자체 생산하기로 결정하고 산업자원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 아남반도체도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섰다.

아남반도체는 올해 말까지 1억5천만달러를 증자, 현재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1천장의 생산량을 월 2만8천장으로 늘리는 등 2003년까지 계속적인 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아남반도체는 이를 통해 주력사업을 현재의 반도체 패키징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 97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려다 실패한 동부그룹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도시바 등 일본업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파운드리 산업은 생산규모나 기술수준에서 매우 취약해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에 취약하다"며 "한국도 비메모리 산업 육성을 위해 파운드리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3억달러였던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81억달러, 2002년 123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현재 대만업체들이 세계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개의 생산라인 설치에 1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 해외 기술제휴선 확보, 수요처 확보 등의 문제를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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