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포드 포커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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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포드 포커스는 유럽에서 알아주는 고성능 준중형차다. 고속주행 때 안정감을 주는 단단한 하체와 스포티한 디자인, 실내 ‘와이-파이’ 같은 첨단장치가 돋보인다.


포드코리아가 지난달 준중형급으로 국내 처음 출시한 ‘올-뉴 포커스’는 유럽에서 알아주는 승용차다(준중형은 한국에만 있는 차급이다. 크기로 따지면 유럽에서 현대 아반떼와 포커스는 소형차인 C세그먼트에 속한다).

 독일 아우토반을 누비는 전륜구동 차량 가운데 폴크스바겐 골프와 맞짱을 뜰 정도로 단단한 하체와 고속주행 성능이 특징이다. 여기에 2.0L 가솔린 엔진에 터보를 달아 210마력이 넘게 나오는 포커스ST는 골프 GTi에 뒤지지 않는 가속력과 핸들링 실력으로 유명하다.

 신형 포커스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고유가로 위기에 빠진 포드는 2006년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앞세워 부활했다. 그러면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에 유럽포드 출신을 대거 기용했다. 포커스 디자인도 제이 메이 포드 디자인총괄보다는 유럽에서 온 머레이 컬럼(재규어 디자인 총괄인 이언 컬럼의 동생)의 손길이 닿았다.

 그래서인지 포커스는 유럽 냄새가 풀풀 난다. 커다란 그릴을 단 다이내믹한 전면 모습과 선과 면이 교차해 조각 같은 분위기를 내는 뒷모습이 그렇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 라인’은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작지만 강인한 근육질이다. 실내 인테리어도 도드라진다. 에어로 다이내믹을 위해 앞유리창을 유선형으로 눕히면서 독특한 부분이 많아졌다.

 2.0L 가솔린 직분사 DOHC 4기통 엔진은 최고 162마력(6500rpm)에 최대 20.2㎏·m(4450rpm)의 토크를 낸다. 자주 사용하는 실용 구간에서 특히 토크가 좋아 가속력은 일품이다. 특히 포커스가 WRC 랠리를 제패한 스포츠카 차체라는 점은 고속주행을 해보면 느낄 수 있다. 시속 160㎞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또 가속할 때 들려오는 ‘부-웅’ 하는 엔진 배기음도 ‘무조건 정숙하기만 하면 최고’라는 국산차에 비해 색다른 맛을 준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을 물렸다. 공인 연비는 13.5km/L지만 실주행 연비와 차이가 별로 없는 게 특징이다.

 코너에 진입할 때 포커스의 단단한 차체를 믿으면 재미난 운전을 할 수 있다. 생각보다 미끄러지지 않고 잘 버텨준다.

 이 차의 별미는 포드가 자랑하는 마이포드 터치(MyFord Touch™) 시스템이다. 블루투스, MP3 플레이어 같은 IT기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사람의 휴대전화를 연결하면 동승한 네 사람이 모두 핫스폿을 통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포커스는 물렁한 국산 경쟁차나 골프에 질린 자동차 애호가들에겐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상품성으로 승부했던 포드의 110년 노하우가 차체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4도어 세단 기본형(SE)이 2910만원, 고급형(SEL)이 3370만원이다. 5도어 해치백은 각각 70만원이 더 비싸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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