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 체험기] "어깨 높이서 백스윙 끝내라"

중앙일보

입력

"소영, 팔의 높이가 너무 높다. 그러다가 네 팔로 목을 조르겠다."

현재 밀리오레 여자오픈(아시아나CC)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소영(25)프로는 지난 겨울 필 리츤 선생에게 교습 받은 애제자 중의 한명이다.

그는 리츤 선생이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카드를 받게 될 후보" 라고 장담하고 있는 문하생이기도 하다.

박소영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받은 것 중의 하나가 팔을 지나치게 높이 들어올린다는 것이었다.

백스윙때 손의 위치가 머리 위를 지나 하늘을 향하는 그의 독특한 스윙은 사실 리츤 선생으로부터 레슨을 받지 않았을 때만 해도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스윙 궤도(아크)가 커보이고 하늘을 향해 씩씩하게 내뻗는 스윙.

그러나 리츤 선생은 지난 1월 한달을 박소영의 팔높이를 낮추기 위해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의 회전을 크게 하기 위해 박소영이 팔을 높이 들다 보면 무릎이 미묘하게 들렸고 그 결과 톱에서 손목이 움직였다.

물론 이런 움직임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고 비디오 분석을 할 때나 보였는데도 공의 방향은 큰 차이를 보였다.

즉 이런 불필요한 동작들이 공을 정확하게 때리는데 장애가 되었다.

리츤 선생은 이에 대해 "백스윙은 손이 어깨높이에 올 때까지만 들어올리면 된다. 머리 위를 지나서는 절대로 안된다" 고 했다.

내 스윙은 훨씬 더했다. 백스윙때 하늘을 찌를 듯했던 백스윙은 몸의 균형을 무너뜨렸고 그 결과 공의 윗부분을 때리는 토핑이 많았다.

리츤 선생은 "하프스윙만 하라" 며 백스윙의 교정에 나섰다. 레슨때 5번 아이언을 잡을 것을 주문한 리츤은 백스윙을 절반만 하도록 요구했다.

내딴에는 하프스윙을 한다고 했지만 비디오 촬영을 해보니 풀스윙이었다.

리츤 선생은 "시속 1백마일로 달리던 차가 바로 멈출 수 있겠나" 라며 "어깨높이에서 백스윙을 끝내라" 고 주문했다.

결국 하늘로 치솟던 백스윙은 한달 만에 사라졌다.

지난 4월 나는 리츤.박소영과 함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마스터스대회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이때 박소영이 내게 던진 말이 있다. "지금 보니 백스윙 때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가는 선수는 한명도 없네요" 였다. 정말 그랬다.

골프대회를 그렇게 많이 취재했는데도 그동안 그게 보이지 않았다니. 백스윙에서 자신의 손의 높이가 어디까지 와있는지 살펴보자. 혹시라도 목을 누를 정도로 하늘을 향하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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