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머리·왼발·오른발로 ‘4골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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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전주성’에서는 ‘이동국’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4골을 몰아친 ‘라이언 킹’ 이동국(32)의 활약에 힘입어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동국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사카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펼쳐보였다. 이동국은 전반전에는 슈팅 1개밖에 날리지 않았다. 직접 골을 노리기보다는 2선으로 내려와 공간을 만드는 역할에 주력했다. 전북은 전반 31분 터진 에닝요의 골로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 이동국의 득점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이동국은 후반 4분 에닝요가 왼쪽에서 문전 가까운 쪽으로 올려준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했다. 세레소 골키퍼 김진현이 손을 뻗어봤지만 공은 이미 안쪽으로 빨려들어간 뒤였다. 6분 뒤에는 오른발이 빛났다. 이동국은 페널티 지역 바깥 중앙 지역에서 패스를 받아 수비와 거리를 살핀 뒤 지체 없이 중거리슛을 날렸다. 수비벽 사이를 뚫고 날아간 공은 또다시 골대를 출렁였다.

 이동국 득점쇼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19분에 나왔다. 이동국은 역습 상황에서 서정진이 길게 크로스를 올려주자 왼발 발리슛을 때렸다. 이번에도 공은 그물망을 흔들었다. 머리와 오른발, 왼발로 만든 완벽한 해트트릭이었다. 이동국은 후반 45분 또다시 추가골을 터트리며 전북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전북은 1·2차전 합계 9-5로 세레소를 누르고 4강에 올라 5년 만에 아시아 정상 복귀를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9골을 기록, 2위 그룹과 득점 차를 3골로 벌려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FC서울은 홈에서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에 1-0으로 이겼지만 1, 2차전 합계 2-3으로 뒤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주=김효경 기자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전적

▶전북 6-1 세레소 오사카
▶서울 1-0 알이티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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