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e-테러리즘 위험 상존"

중앙일보

입력

최근 발생한 `러브 바이러스''는 현존하는 기술이 일으킬 위험이 있는 엄청난 e-테러행위와 비교하면 "어린아이들의 장난"에 불과하다고 15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소위 테러국가들이나 테러범들, 또는 단순히범죄인들이 핵무기나 생물학무기 뿐 아니라 컴퓨터 바이러스를 동원, 전세계적으로대규모 교란을 야기하고 가공할 만한 파괴행위를 자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년간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해온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의 레오나드 애들먼 교수는 "컴퓨터 바이러스의 피해는 기술적인 장애를 일으키는데 그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우리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들은 이미 알려진 바이러스들만 예방할 수 있다"며 "인터넷은 완벽한 보호장치가 없으며 보호장치가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소한 발전(발전)시스템이나 금융시스템 등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는 컴퓨터들이 `러브 바이러스''나 지난해의 `멜리사 바이러스''와 같은 e-메일 관련 바이러스에 면역이 돼 있다.

미 버지니아주와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안보디자인(SDI)의 크리스 고건스 소장은 "컴퓨터 기본 하부구조 자체 보다는 시스템 사용자들이 바이러스의 피해를 입어왔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지금까지 컴퓨터 바이러스의 공격은 성가신 것일수는 있어도 재앙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건스 소장은 `러브 바이러스''의 속도와 전파 범위에 놀랐다며 예컨대 이를 퍼뜨린 사람이 "더욱 악의가 있었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엄청난 사태를 발생시킬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 바이러스 공격은 아마추어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나 "특정 집단이 특정한 동기가 있고 강력한 수단이 있다면 무서운 파괴행위가 저질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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