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씨 씻어줄 코미디 영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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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데 계속되는 흐린 날씨로 봐선 여왕님이 얼굴을 찌푸리고 계시는 듯. 과학적으로는 날이 흐려 햇빛이 적으면 무슨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따라서 기분까지 우울해 진다고.

주말에 날씨 때문에 울적해 하는 대신 기분 좋게 웃어 보자고 코미디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춤바람난 40대 샐러리맨 이야기 〈쉘 위 댄스〉. 출퇴근길 전철 차창 밖 댄스교습소에서 매혹적인 여인 마이를 발견하고 '회사 범생이' 스기야마가 춤을 배우기 시작한다. 직장과 집에 들킬세라 노심초사하는 모습과 엉성한 춤동작들이 끊임없이 웃음을 터뜨린다. 불행히(?) 불륜에는 실패하지만 일상에서의 일탈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관객에게 나눠준다.

언뜻 송강호의 〈반칙왕〉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쉘 위 댄스〉가 95년에 만들어 졌으니 '원조'인 셈.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2백20만.1백9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유명 배우의 머릿속에 들어가서 그를 조정한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존 말코비치되기〉 역시 일탈의 요소가 강한 코미디. 무기력한 삶을 살던 주인공이 헐리우드 스타가 되는 것이다. 천정이 보통 건물의 반밖에 안되는 7 1/2층, 다른 사람의 뇌로 연결되는 통로, 뇌에 들어가서 사랑을 나누게 되는 두 여자 등 재미난 소재들이 나온다.

영화를 보고 그저 웃는 사람도, 심각한 메시지가 들어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는데 당신은 어느 쪽일지.

브루스 윌리스가 킬러로 나오는 코미디 〈나인 야드〉는 비디오로 나왔다. 살인청부업자가 등장하는 만큼 살벌해야 마땅할 터이지만 떠는 것은 다른 주연 메튜 페리가 대신 하고 관객은 그저 웃어주기만 하면 된다. 케이블TV에서 방영했던 시트컴〈프렌즈〉로 국내에도 알려진 메튜 페리의 살짝 모자란 듯한 연기가 압권.

사람이 웃고만 살 수야 있나. 다른 선택을 원한다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하나의 선택〉이 있다. 베르톨루치라고 해서〈마지막 황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등 대작들을 떠올리지는 말자. 영화는 여성 취향에 조금 가까운 깔끔하고 아름다운 멜로 드라마다.

영화 관련인지 데이트 정보인지 모를 소식. 13일 지하철 삼성역 근처 코엑스 몰에 상영관을 17개씩이나 갖춘 멀티 플렉스 극장이 문을 연다. 수족관,게임센타,먹거리마당 등이 함께 있으니 비 맞을 염려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듯.

마지막으로 토막상식 하나. 오는 16일은 1929년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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