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뒤흔든 ‘노는 언니들’ 2NE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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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E1의 리더 씨엘(오른쪽)이 20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 데뷔 무대에서 힘찬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아이돌그룹 2NE1은 자칭 “노는 언니들”이다. 드센 무대 장악력을 표현한 말이다. ‘노는 언니들’ 2NE1이 일본에서 제대로 ‘노는’ 무대를 꾸몄다. 20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橫濱) 아레나에서 펼쳐진 ‘놀자 인 재팬(NOLZA In Japan)’ 콘서트에서다. 2NE1의 일본 데뷔를 기념하는 공연이다. 요코하마(19~20일)를 시작으로 고베(神戶·24~25일), 지바(千葉·10월 1~2일)로 이어진다. 총 6회 공연에 7만석이 매진됐다. 이날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의 주요 언론은 “관객 7만 명은 K-POP 가수의 데뷔 콘서트로선 사상 최대”라고 보도했다.

 이날 공연장엔 2NE1 특유의 패션을 따라 한 여성들이 많았다. 남성 관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녀시대·카라 등 앞서 일본에 진출한 한국 걸그룹 공연과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스포츠닛폰도 “관객의 9할이 여성이었다”는 점을 강조해 제목을 달았다.

 실제 2NE1이 히트곡 ‘파이어(Fire)’로 막을 열자 여성 관객의 함성 소리가 공연장을 뒤흔들었다. ‘캔트 노바디(Can’t Nobody)’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등 익숙한 멜로디가 이어지자 1만2000석을 메운 관객들이 일제히 뛰기 시작했다. 일본 무대를 경험한 가수들은 “일본 관객은 한국 관객에 비해 차분한 편”이라고 한 목소리로 증언한다. 그런 점에서 이날 2NE1의 공연은 독특했다. YG 재팬의 와타나베 나미 팀장은 “콘서트가 댄스 클럽처럼 달아오르는 건 일본에선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박봄·씨엘(CL)·산다라박·공민지 등 멤버들의 개별 무대로 이어졌다. 박봄(‘유 앤 아이’)·산다라박(‘키스’)은 솔로곡을 매끈하게 불러냈고, 씨엘과 공민지는 ‘플리즈 돈 고(Please Don’t Go)’를 함께 부르며 열기를 끌어올렸다.

 2NE1의 일본 데뷔는 당초 올 3월로 예정됐으나 동일본 대지진 탓에 6개월 밀렸다. 그 사이 한국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해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히트곡을 추가했다. 21일엔 ‘어글리’ 등 대표 히트곡 5곡을 일본어로 부른 일본 데뷔 앨범 ‘놀자(NOLZA)’를 발매한다.

 2시간여 펼쳐진 공연은 앙코르곡 ‘고 어웨이(Go Away)’로 마무리됐다. 여성 팬들은 방방 뛰며 공연장을 떠날 줄 몰랐다. 일본 언론은 2NE1의 데뷔 성공 요인으로 ▶독특한 개성 ▶강인한 여성상 등을 꼽았다. 기존의 예쁘장한 걸그룹과 차별된다는 것이다. 관객 나카타 마사요(50)는 “매력적인 여성 그룹이다. 내게 없는 강인한 여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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