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잡으려 1100억원 들인 IB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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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IBM 아시아태평양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센터’에서 직원이 서버를 점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체 IBM은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서버·데이터 센터 개발에 강하다는 장점을 살린 것이다. 은행·통신·헬스케어 업체나 정부를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IBM은 한국·중국·인도 등 13개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연구소를 운영한다. 최근 3년 동안 클라우드 연구개발(R&D)에 200명의 인력과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했다. IBM 관계자는 “향후 5년 동안 200억 달러를 투자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적극 인수합병(M&A)하겠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엔 싱가포르에 ‘IBM 아시아태평양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에선 고객들이 자체 클라우드 환경을 설계·구축할 수 있도록 전문 기술을 컨설팅한다.

 한국도 클라우드 바람=한국IBM은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자·금융 분야를 적극 공략한다. 2008년 9월엔 국내에도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를 열었다. 올 하반기 중 클라우드 도입을 고려하는 고객을 위해 IBM 산하 왓슨연구소에서 개발한 ‘클라우드 투자수익률(ROI) 툴’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도입 시 효과를 분석하는 ROI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기관·기업들도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다. 포스텍 철강대학원은 IBM의 스마트 비즈니스 데스크톱 클라우드(Smart Business Desktop Cloud) 서비스를 도입했다. 연간 수십 차례 진행하는 산·학·연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기존 개별 PC에서 관리하던 교수·연구원의 연구 자료를 외부와 격리한 가상 데스크톱에서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보안을 강화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작업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보관·관리할 수 있어 시스템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09년 9월 국내 최초로 PaaS(Platform-as-a-Service: 서비스용 플랫폼형)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축했다. 이 환경에선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플랫폼을 웹에서 가상으로 구축한다.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도 대여해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휴대전화 콘텐트 개발업체가 보다 편리한 환경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 요구에 기존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환 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자료나 소프트웨어를 개별 기기가 아닌 대형 데이터센터에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을 통해 꺼내 쓰는 서비스. 전 과정이 마치 구름(cloud)처럼 눈에 안 보이는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에서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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