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 사람] 74세에 대학교 졸업한 최명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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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있다. 최명기(74·사진)씨는 지난달 19일 호서대 사회복지학과(학점은행제)를 졸업해 최고령 졸업생이 됐다. 대학교 정규과정인 8학기 중 1학기를 단축해 7학기만에 졸업했다. 최씨는 2008년 호서대 상담심리학과에 입학해 3학기 수강 후 지인의 권유로 사회복지학과로 전과해 4학기를 마쳤다.

 최씨는 대학교 시험기간이면 수업을 제외하고 하루 6~7시간씩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40~50대 같은 과 학생들과 천안 지역 요양 시설로 실습을 나가 하루 8시간씩 120시간의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최씨는 “공부를 하다 몸살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공부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학교 입학 전 중·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2007년 8월 고졸 검정고시 합격까지 4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하루 10시간씩 공부를 했다고 한다.

최씨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검정고시 학원을 직접 찾아갔다.

 최씨가 공부에 의욕을 가졌던 이유는 어린 시절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입학을 앞 둔 시기에 6·25전쟁이 일어났다. 이후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자녀들을 키우며 기회를 놓쳤다.

 최씨는 “이번 달부터 호서대학원 실버산업학과에 다니고 있다”며 “노인 복지에 대한 공부를 깊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한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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