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호 금감원 부원장에게 상품권 수천만원어치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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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을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태규(71)씨가 현직 금융감독원 부원장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박태규씨로부터 금감원 박원호(54) 부원장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박태규씨는 “상품권을 건넨 건 맞지만 부산저축은행그룹 퇴출 저지 로비 명목은 아니다”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주 박 부원장에 대한 통신조회 영장을 발부받아 부산저축은행그룹 관련 금감원 실무자들과 통화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박 부원장이 부원장보로 있던 지난해 말 박태규씨를 만나 부산저축은행그룹이 퇴출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원장은 1982년 증권감독원에 입사해 금감원 공보실 팀장, 자산운용감독국장 금융투자서비스국장, 기업공시본부장(부원장보) 등을 거쳐 올 4월 금감원 부원장 2명 중 1명에 임명됐다. 이에 대해 박 부원장은 “박태규씨와는 아는 사이로 몇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돈을 받거나 상품권을 받은 적은 일절 없다”면서 “ 저축은행과는 무관한 증권·공시 업무를 계속 맡아왔다”고 해명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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