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1000억 투자” … 줄기세포 연구 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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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미식축구 선수인 데렐 오언스가 무릎을 치료받기 위해 19일 내한했다. 오언스는 차병원에서 자신의 복부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부상 부위를 치료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정부는 내년에 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100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에 맞도록 각종 임상·허가 절차를 손쉽게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74차 라디오 연설에서다. 이 대통령은 “국가줄기세포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줄기세포 생산·보관·분양을 담당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더불어 세계 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했지만 안타까운 일(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사건을 지칭)로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며 “최근 심근경색 치료제가 공식 허가를 받으면서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줄기세포 강국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성체 줄기세포다. 성인의 탯줄·골수·지방·입안 점막 등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치료제로 만든 것이다. 이 분야는 국내 업계가 앞서 있다. 7월 에프씨비투웰브의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가 시판 허가를 받았다. 세계 처음이다. 이 회사 김현수 대표는 “이달 들어 병원에서 10건을 처방해 환자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배양하고 있으며 2주 후 처음으로 환자 심장근육에 주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회 투여비용은 1800만원에 달한다.

 19일 미국의 유명 미식축구 선수 데렐 오언스가 무릎 치료를 받기 위해 내한했다. 차병원 관계자는 “그의 이번 방문은 미국 최고의 스포츠병원인 앤드루 인스티튜트(Andrews Institute)의 창립자이자 오언스의 주치의인 제임스 앤드루 박사의 권유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차병원은 오언스의 복부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보관하고 있다.

 식약청에서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성체 줄기세포 치료제는 무릎연골·급성뇌경색 치료제 등 16개다. 치매 치료제는 아직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다. 반면 메디포스트의 무릎연골결손 치료제와 안트로젠의 크론병성 치루 치료제는 최근 제품 시판 허가를 신청했다.

 또 냉동수정란을 이용한 희귀 난치성 실명질환 치료제는 임상시험 중이다. 5월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세계에서 둘째로 임상허가를 받았지만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체세포 복제방식의 줄기세포(황우석 박사 방식)도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 한 전문가는 “줄기세포 치료 효과가 제대로 검증된 바 없고 제품도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박유미 기자

◆임상시험=약으로 시판하려면 동물실험에 이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세 차례 임상연구(신약 임상)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아야 한다. 1상(相·phase)은 소수의 환자, 2상은 이보다 많은 일반인과 환자,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시판 후 부작용을 감시하는 시험은 4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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