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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경영 실험 “베니건스는 벤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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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학범 대표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가 변신 중이다. ‘베니건스 더 키친’ ‘카페 베니건스’ 등 새로운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며 영역 확대에 나섰다.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김학범(43) 베니건스 대표다.

김 대표는 유망 벤처에 투자하는 창업투자회사 출신. 1999년 이후 창투사에서 일하며 200여 건의 투자와 인수합병(M&A)에 관여했다. 2009년 바른손이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를 오리온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3월 베니건스 대표를 맡은 그가 임직원들에게 했던 첫 마디는 “우리는 벤처기업이고, 우리 모두는 창업동지입니다”였다. 일부 임직원들에게 바른손 스톡옵션도 나눠줬다. 24개 매장 가운데 4개를 매각해서 270억원에 이르던 은행 치입금을 20억원으로 줄였다. 인력 구조조정은 없었다.

오히려 마케팅·연구개발(R&D)·영업조직에 인력을 확충했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노하우를 베니건스에 적용한 것이다.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회사를 키우고 싶다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죠.”

 대신 인센티브제를 활성화했다. 수익을 많이 낸 매장에는 보너스를 지급했다. 베니건스 매장 주방장들을 대상으로 ‘푸드 올림픽’을 개최해 여기서 발굴한 요리를 베니건스의 신메뉴로 출시했다.

판매금액의 일부는 신메뉴를 개발한 사람에게 돌려줬다. 조직 정비를 끝낸 그는 올 들어 베니건스 매장 확대에 돌입했다. 하지만 기존의 베니건스 같은 661㎡(200평) 안팎의 대형 매장 대신 중소형 매장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했다.

‘베니건스 더 키친’은 2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330㎡(100평) 안팎의 중형 레스토랑이고, ‘카페 베니건스’는 33~99㎡(10~30평)대의 소형 카페형 레스토랑이다. 중소형 매장의 경우 좁은 공간이라도 쉽게 입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베니건스라는 브랜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효과도 있다.

 “몸집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 단위뿐 아니라 독신이나 커플들도 맘 편히 찾는 매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베니건스 더 키친은 올 3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경기도 일산,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천안점 등 모두 4개가 문을 열었다. 롯데 강남점에는 업계 최초로 태블릿PC 아이패드를 활용한 전자메뉴판을 도입했다. 테이블마다 아이패드를 설치해 손님들이 맘대로 갖고 놀 수 있도록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보다 소형인 ‘카페 베니건스’는 지난달 17일 대구 현대백화점, 26일 서울 디큐브시티에 문을 열었고, 추가로 올해 3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기존의 틀을 깨지 않으면 변하는 것은 없다”는 그는 “‘베니건스=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개념을 넘어 대표적인 먹거리 브랜드로 새롭게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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