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독후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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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이가 불쌍해요.” “수달이 귀여워요.” “초록이랑 잎싹이가 헤어져서 슬퍼요.” 7일 오후 서울 도화동 최기정(36)씨 집. 독서지도사인 최씨와 초등학생 4명이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은 뒤 책을 만들어보는 독후활동을 했다. 재료는 도화지·가위·색연필·스티커처럼 간단하다. 아이들은 도화지를 접어 4개의 면을 만든 뒤, 등장인물 소개하기, 인상 깊은 장면 그리기, 주인공에게 편지쓰기와 같은 활동을 했다.

이지수(서울 마포초 1)양은 등장인물 소개란에 ‘나는 주인공 잎싹, 나는 겁없는 천둥오리’처럼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글을 적었다. 닭·오리·수달을 멋지게 그리기도 했다. 김나현(서울 마포초 1)양은 주인공인 ‘잎싹’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너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꿈을 펼치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최씨는 “독후활동을 하면 아이들이 책을 읽는데 더 흥미를 느끼고, 책 내용도 기억을 잘한다”고 말했다.

아이 성향 파악해 알맞은 활동해야 효과적

신선하고 창의적인 독후활동은 독서에 흥미없는 아이도 책에 재미를 느끼게 한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 같은 활동을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이언정 책임연구원은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은 내용을 내면화하는 독후활동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후활동을 할 때는 아이의 흥미를 파악해야 한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지, 그림에 취미가 있는지, 말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그에 맞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독후활동 종류에 따라 아이가 배울 수 있는 것도 다르다. 독서토의는 말하는 능력과 논리력, 독후감 작품 그리기는 창의력, 독서일기는 글쓰기 실력, 책 만들기는 기획력·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나는 독서마법사』의 저자 황미용씨는 “아이의 성향에 맞는 활동을 해야 효과가 있다”며 “잘못된 독후활동은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가 줄거리 파악에만 집중하거나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길 바라면 아이는 부담을 느낀다. 황씨는 “부모와 같이 생각하기를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이지수·조유경·김나현(왼쪽부터)양과 신민규군이 독후활동으로 만든 ‘나만의 책’을 보여주고 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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