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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50개 쌓여도 찾는 사람 없어요”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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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급매물만 쌓입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으니 가격도 의미 없어요.”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합정전략정비구역 내 J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50개 이상 쌓였어도 몇 개월째 거래는 없었다”며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실망매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C공인 관계자도 마찬가지. 그는 “1년 전만 해도 지분값이 3.3㎡당 5000만원정도 했는데 지금은 4000만원에도 사지 않는다”며 “매주 급매물이 한 두개씩 나오는 반면 매수세는 사라진지 오래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009년부터 적극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 지역의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성수·압구정·여의도·이촌·합정 등 5개 구역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초고층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서 한때 부동산 시세가 급등했으나 사업이 지지부진해 지면서 거래는 사라졌고 급매물만 쌓인다.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이 대표적이다. 한때 당 6000만원까지 갔던 지분값이 현재 4000만원 정도로 떨어졌지만 역시 매수 움직임은 사라진지 오래다.

해당 지역 T공인 관계자는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을 때는 사업이 빨리 진행될 줄 알고 투자자가 몰리면서 지분값이 크게 올랐으나 지금은 거래가 언제 됐는지 기억도 안난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전략정비구역 L공인 관계자도 “20~30%씩 집값이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개발 방향에 대한 주민들간의 의견 충돌로 사업이 빨리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에 급매물을 계속 쌓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장기 관점 “저가 매수 기회일 수도”

전문가들은 한강변 아파트나 빌라 등 부동산 시세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세훈 시장 퇴임으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워진데다 주민들마다 개발에 대한 입장이 달라 의견충돌이 커서다.

이달 초엔 여의도 개발계획에 포함된 11개 단지 주민 3787명이 서명한 정비구역 지정 철회 동의서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주민이 개발을 원치 않으니 개발 계획 추진을 철회해 달라는 요구다. 과다한 기부채납 부담과 미분양 발생 우려가 반대의 주요 이유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사장은 “오 시장 퇴임으로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앞으로도 해당지역에서 급매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전략정비구역은 서울에서 가장 유망한 지역이니 만큼 중장기적으로 어떤식으로든 개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급매물을 미리 사두는 것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래에셋생명 이명수 부동산팀장은 “압구정동 같은 경우 전략정비구역 지정에 따른 개발이 아니어도 반드시 재정비가 진행될 곳”이라면서 “1억원 가까이 떨어진 급매물이 요즘 나오고 있는데 미리 사두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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