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 회장 친척집 4억 털이 용의자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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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달 31일 오후 2시55분쯤 CCTV에 찍힌 용의자.

대기업 전 회장의 친척집에 들어가 현금 4억 여원이 담긴 마대를 훔친 용의자 두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포항 남부경찰서는 16일 특수절도 혐의로 유모(38)씨와 전모(38)씨를 경부고속도로 황간 휴게소에서 검거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포항시 남구 해도동 박모(68)씨의 단독주택에 침입해 현금 4억1500만원(5만원권 8300장)과 목걸이·반지 1000만원어치 등 4억2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은 친구 사이로 포항시 북구 동빈동에 살고 있으며 우발적으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피해자 박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용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큰 집 마당에 차량이 없고 사람도 보이지 않아 들어갔다가 우연히 장롱 위에서 현금이 든 마대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의 차량에서 쓰고 남은 150여만원을 발견해 증거물로 확보했다. 나머지 돈은 유흥비, 도박비 등으로 쓰거나 원룸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7일 이들에 대해 특수절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도난당했던 돈의 성격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피해자 박씨는 “돈은 2년간 집세 등을 받아 모은 노후자금으로 은행을 잘 이용하지 않아 집에 보관해 왔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고철을 철강회사에 판매해 온 재력가이며, 모 대기업 회장을 지낸 박모씨의 사촌동생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다른 단서가 잡히지 않는 한 돈의 출처에 대해서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포항=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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