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바이러스보다 `핫키 훅'이 더 심각하다

중앙일보

입력

e-메일을 통해 전파되는 컴퓨터바이러스 `러브'가전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러브바이러스보다 컴퓨터사용자의 정보를 훔쳐가는 또다른 컴퓨터바이러스 `드로퍼/핫키 훅'의 피해가 늘고 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연휴가 끝난 8일 러브바이러스 피해신고는 10여건에 불과한 반면 `드로퍼/핫키 훅'에 대한 감염신고는 이날 하루동안 8백여건이 접수되는 등 지난 3일 첫 발견이후 8일까지 모두 1천8백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드로퍼/핫키 훅'(Dropper/HotkeysHook)은 컴퓨터 사용자가 키보드로 입력하는내용을 빼내 해커에게 보여주는 신종 컴퓨터바이러스(트로이목마)로, 외국산인 `핫키 훅'을 압축한 변형이다.

지난 3일 오전 국내 한 PC통신망의 공개자료실에 인기게임 `스타크래프트'관련응용프로그램으로 위장해 게시돼 최근 게임매니아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하루평균 1백여건의 감염신고가 접수될 정도로 드로퍼핫키 훅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사용자들은 해커들에게 개인적인 비밀정보가 노출돼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PC의 사용자가 키보드로 입력하는 내용을 해커에게 보여주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홈뱅킹이나, e-트레이딩, 전자상거래, 유료 정보서비스 등에 사용되는 ID(이용자번호)와 비밀번호를 해커가 가로챌수 있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를 유포한 해커가 감염PC로부터 신용카드나 은행계좌의 비밀번호 등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뒤 범죄에 악용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유사한 트로이목마 프로그램인 `에코키스'로 인해 대전의 한사용자가 홈뱅킹서비스를 이용하다 ID와 비빌번호를 해커에게 누출, 큰 피해를 입은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 외국산 트로이목마 프로그램인 `핫키 훅'을 국내 해커가 압축,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안철수연구소는 덧붙였다.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백신프로그램인 V3에 `드로퍼/핫키 훅'에 대한 감염 진단및 치료기능을 긴급 추가, 자사의 홈페이지(www.ahnlab.com)에 공개했고 하우리(www/hauri.co.kr)도 역시 자사 백신프로그램 바이로봇에 진단 및 치료기능을 추가해 공개했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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