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기더비, '후사이치 페가수스'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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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경마대회인 제1백26회 켄터키더비(Kentucky Derby)에서 일본인이 마주인 ‘푸사이치 페가수스(Fusaichi Pegasus)’가 우승을 차지했다.

7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처칠 다운스 경마장에서 펼쳐진 경주에서 3년생 숫말인 ‘푸사이치’는 1.25마일의 주로를 2분1초12의 기록으로 질주, 2위 경주마 ‘앱티튜드’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결승선에 선착했다. 역대 6번째로 빠른 기록으로 기수는 켄트 데소모.

이번 켄터키더비에는 사상 두번째로 많은 15만여명의 관중이 운집했으며 경주마 19마리가 자웅을 겨뤘다. 우승상금은 60만달러(약 6억6천만원).

도박사들은 대회시작전부터 ‘푸사이치’를 우승후보 ‘0순위’로 꼽아왔다. 그러나 1979년 우승 예상마 ‘스펙타클라 비드’가 1위를 차지한 이후 20여년간 1위 후보마가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어 전문가들은 ‘푸사이치’의 우승이 오히려 이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예상순위 17위 ‘카리스마틱’이 우승했다.

일본인 사업가인 푸사오 세키구치는 지난 98년 1년생 숫말인 ‘푸사이치’를 눈여겨보고 거금 4백만달러(약 44억원)에 구입해 우승마 마주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전문가들은 ‘푸사이치’가 현재 컨디션만 계속 유지한다면 이달말 열릴 프리크니스 대회와 다음달 벨몬트 대상경주까지 휩쓸어 사상 12번째 3관경주 우승(Triple Crown)을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마의 자존심’이 걸린 켄터키더비는 1875년부터 시작된 전통의 경마대회. 우승마는 바로 스타덤에 오르면서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고 마주·조련사·기수에게도 부와 명예를 안겨준다. 우승한 기수에겐 장미 한다발이 선사돼 ‘장미를 향한 질주(Run for the Roses)’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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