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입국심사 거짓말' 잡는다

미주중앙

입력

사람의 거짓말까지 잡아내는 감시카메라가 등장했다. BBC방송은 13일 잉글랜드 북부 브래드퍼드에서 열린 영국 과학 페스티벌에 출품된 거짓말탐지 카메라를 소개했다.

이 카메라는 영국의 브래드퍼드대와 애버리스투위스대 연구팀이 영국 이민국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 입국 심사 때 허위 사실을 말하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과학적 수단이 필요하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연구진은 사람이 거짓말할 때 안면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점에 착안했다. 긴장 때문에 혈액 순환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주로 혈관이 몰려 있는 눈과 볼 주위가 달궈진다.

연구팀은 0.1도의 변화도 포착해 내는 온도 감지 기능이 있는 카메라와 안면 온도 변화와 거짓말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만든 특수 컴퓨터 프로그램을 결합해 장치를 만들었다. 40명의 자원자를 상대로 실험한 결과 약 70%의 적중률을 보였다. 일부 실험 참자가는 거짓을 말하지 않았지만 긴장과 흥분 등으로 안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나타냈다.

연구를 주도한 브래드퍼드대의 하산 우게일 교수는 "공항 입국심사장과 같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장소에서는 정확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시스템을 보완하면 현재 수사기관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거짓말탐지기와 비슷한 수준인 90%의 적중률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BBC는 영국 이민국이 올해 안에 이 카메라 장치를 공항과 항구의 일부 입국심사 창구에 시험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심사요원들이 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게 아니라 의심 가는 입국자를 골라내는 일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입국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영국은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이 설치한 420만 대의 CCTV가 있는 '감시카메라의 천국'이다. 인구 14명당 한 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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