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치과 못가는 한인 노인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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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모씨(70세)는 치통이 너무 심해 메디캘 보험을 갖고 치과를 찾았다. 그러나 치과 두 곳에서 응급 치료가 아닌 이상 메디캘로는 치과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2년 전부터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가주 정부가 메디캘 혜택을 대폭 삭감했고 이로 인해 김씨처럼 메디캘을 보유한 저소득층 성인과 노인들이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주 정부는 2년 전 성인 대상 메디캘 혜택에서 치과 보조 혜택을 폐지했고 이에 노인과 저소득층 성인들은 응급하게 치과 치료가 요구되지 않는 이상 메디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LA타임스에 따르면 300만명에 달하는 메디캘 수혜자들이 이를 뽑아야 하는 지경까지 염증이 심각해져야만 메디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건강정보센터(KHEIR)의 한기정 디렉터는 "예산이 줄기 전까지만 해도 한인 노인을 포함한 저소득층이 메디캘을 이용해 치과 치료를 많이 받았다"면서 "하지만 2009년 가주 정부가 메디캘 예산 중 성인 대상의 치과 검안과 정신과 치료에 대한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을 폐지하면서 노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이가 들수록 치아와 잇몸 등 치과 치료가 많아지는데 이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없어서 고통을 호소하는 한인 노인들이 많다"며 "특히 허약한 노인들은 치아 문제로 음식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도 크게 손상될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2년 전만 해도 매디캘을 통해 1년에 2번 스케일링 3개월에 1번 잇몸 치료 신경 치료 등 한해 동안 1800달러 정도의 치과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서 웬만한 치과 보험보다 나았다는 게 치과 의사들의 전언.

문해원 치과 원장은 "현재는 응급 발치 외에는 메디캘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며 "즉 메디캘로 이를 뽑기만 하지 사후 치료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메디캘로 치과 치료비를 청구하면 주 정부가 매우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는데다 지급 거부 사례도 많다"며 "이 때문에 메디캘을 취급하려는 치과 병원이 급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메디캘을 가진 저소득층 성인과 노인들이 무료 프로그램이나 클리닉을 찾아 전전하고 있다며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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