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경제수석 일문 일답]

중앙일보

입력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재경부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대투신 대주주는 자본잠식분 1조2천억원을 해결해야 한다고밝혔다.

또 현대그룹이 자본잠식 해결을 위해 비상장주식 현물출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현대투신 문제는 해결의 가닥이 잡히고 있나

▲금융감독위원회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아직도 현대측에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필요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다. 한투,대투와 달리 현대투신은 대주주가 있으므로 자본잠식분 1조2천억원은 대주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원칙이다. 자본잠식 해결방안으로 현대그룹측이 비상장주식을 현물출자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연계콜 해소시한 연장은 정부의 지원방안중의 하나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해야 한다. 유동성 지원자금은 현재 풍부한 상태다. 시장금리로 지원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없다.

--공적자금은 추가 조성하나

▲국회동의를 거쳐 조성한 공적자금은 기존의 64조원외에 더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 공적자금에 대한 추가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금감위는 3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금융기관 합병과정에 10조원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도있다. 그러나 국회동의가 필요한 공적자금 조성에는 나서지 않는다. 우선 기존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해 사용하고 예금보험공사의 차입, 무보증채권 발행 등을 통한조달도 검토하고 있다. 무보증채를 발행해도 금리에 큰 영향없이 시장 소화가 가능한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은행간 합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독일과 일본 은행들이 합병하면 세계 10대안의 금융기관으로 성장하지만 한국의 은행들은 합병해도 잘해야 50대 또는 70대안에 들어가는 정도다. 규모만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어렵다. 또 합병을 통한 대형화만이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세계적 추세대로 금융기관간 합병을 유도하는 한편 소규모 은행들은 자체 경영혁신을 통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금융기관간 합병과 자체 경쟁력 제고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

--올해 경상수지 목표 120억달러는 달성할 수 있나

▲ 아무래도 수입이 47%나 늘어나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재정경제부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 부품소재 발전방안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서부개발계획을 발표했는데, 공사규모가 향후 5년간 1천200억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건설업체, 고급인력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또 중동진출도모색하고 있다. 중동의 오일머니는 작년에 3%, 올해 5% 성장하므로 자금이 풍부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80여건, 170억달러의 건설수주에 대해 상담중이다. 주로 담수용 설비, 발전소 등이다. 올해 경상수지 목표 120억달러는 가능한한 지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기 과열은 아닌가

▲1.4분기 경제성장률은 12∼13%이나 전분기대비 상승률은 6%로 잠재성장률 범위다. 따라서 과열은 아니다. 더욱이 과열의 지표인 건설경기 성장률은 아직도 마이너스 상태다. 또 실업자는 100만명에 이르는 만큼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 소비성을 제외한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투자도 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금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한국은행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장단기 금리차가있는게 사실이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투신문제, 주식시장문제 등이 해결돼 금융시장이 안정됐을 때 해야 한다. 한국은행도 이런 쪽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장기금리는 한자릿수로 안정돼야 하며 기업.금융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

-- 김대중 대통령이 역점두고 있는 사안은

▲대통령께서는 개혁 분위기 이완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4대 개혁은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고 2단계 개혁도 마무리 해야 한다. 대통령께서는 또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근 재계와의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으나 개혁에 반드시 갈등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서로 협의해 가면서 할 수있다. 지주 회사요건 완화 등 재계가 요청하는 사안도 협의해 나가면서 추진한다.

--부총리제는 언제 부활하나

▲행정자치부가 현재 교육부총리, 경제부총리, 여성부 신설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당정협의도 해야 하는 만큼 정기국회 이전에 마무리돼야 한다. 앞으로 대외문제를 취합.조정하는 것은 재경부가 맡아야 한다. 대내와 대외를 유기적으로 종합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우 워크아웃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나

▲대우그룹 게열사들에 대한 워크아웃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소액주주들도 손해를 본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설득하면 된다. 무엇보다 대우의 해외 채권단 채권을 사들이는 문제를 결정하는게 중요하다.

--경제부처간 갈등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20일전에 그런 소문이 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갈등은 없다. 최근 인사문제가 보도됐으나 재경부는 전통적으로 인사를 독자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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