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맛의 증류주, 요리 궁합 ③ 프랑스 요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양 요리의 기본 프랑스 요리

우리 술 소주의 세계화 가능성을 살펴보는 ‘깊은 맛의 증류주, 요리 궁합’. 이번 3회에서는 우리나라 대표 증류주 화요와 프랑스 음식의 궁합을 소개한다. 화요를 활용한 프랑스 음식 제안은 미국 명문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출신 스타 셰프 백상준씨가 맡았다. 백씨는 현재 고급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는 ?컬리나리아 12538?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음식은 모든 서양요리의 기본이죠” 백씨는 프랑스 요리의 매력을 이렇게 정리했다. 일식도 배웠고 미국 레스토랑에서 근무도 했지만 그는 프랑스 요리가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해 프랑스 요리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정통 프랑스 요리로 폭을 제한하지 않았다. 요리의 기본인 육수와 소스 등에 프랑스 요리 방식을 도입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스인 데미글라스(진한 갈색 소스로 프랑스 전통요리에서 유래)와 프랑스산 블루치즈를 즐겨 사용한다.

프랑스 요리의 풍미를 더하는 우리 술

프랑스 음식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먹을거리가 있는데, 바로 와인이다. 프랑스에서는 요리를 할 때도 와인을 이용한다. “요리할 때 와인이나 위스키, 브랜디를 사용하는데 불이 알코올에 닿으면 알코올이 날아가면서 음식의 잡내는 잡아주고 향은 음식에 스며들어 풍미를 더한다”는 것이 백씨의 설명이다. 그의 요리 철학은 ‘한국에서 구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요리에는 반드시 원산지를 표기한다. 백씨는 “한국인을 위한 요리이므로 한국인과 친숙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요리의 기본은 좋은 재료인데 신선함은 좋은 재료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요리에 사용하는 술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선보인 요리 ‘코리안 비프 스테이크’ 는 데미글라스와 프랑스산 블루치즈를 넣어 프랑스 요리의 기본을 지켰다. 여기에 와인 대신 화요를 넣어 소스의 풍미를 더했다. 백씨는 “버섯을 볶다가 화요41로 디글레이즈 해서 버섯의 향을 한층 더 끌어 올린 후, 프랑스 산 블루치즈를 넣고 데미글라스로 소스를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디글레이즈는 고기 요리의 소스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요리를 하던 팬에 육수나 와인, 물을 부어 팬에 눌러 붙은 것을 불리면서 맛을 내는 과정을 말한다. 백씨는 와인 대신 화요를 이용했다. 화요41이 블루치즈 특유의 잡냄새를 잡아주고, 소스의 풍미를 더한다.

위스키 대신 화요41, 와인 대신 17

백씨는 평소에도 위스키와 브랜디처럼 도수가 높은 술 대신 화요 41, 와인처럼 도수가 낮은 술을 필요로 할 때는 화요 17·25를 사용한다. 화요는 감압증류 방식으로 알코올을 채취해 맛이 깔끔할 뿐 아니라 숙취도 적다. 100%우리쌀, 지하 150m 암반층에서 채취하는 깨끗한 물 등 좋은 재료만을 사용했다. 좋은 재료를 중요시하는 백씨도 이러한 점에 매력을 느꼈다. 백씨는 “화요 공장에 간 적이 있는데 지하저장고를 채운 항아리와 은은하게 퍼지는 클래식 선율을 들으며 우리술의 명품주 가능성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요는 도수에 따라 41·25·17로 나뉘는데 각각 다른 향과 맛, 보디감을 가지고 있다. 백씨는 평소에는 화요25와17을 즐긴다. 특히 알코올 도수가 17도인 화요 17을 좋아하는데, 화요 17에는 2년 이상 숙성한 오크통 숙성주가 첨가돼 특유의 향과 부드러운 맛이 난다.

한편, 백씨가 운영하는 컬리나리아에서는 9월 화요만을 위한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컬리나리아 화요 테이스팅 메뉴’가 그것. 전채요리와 6개의 코스,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메뉴는 화요를 곁들이거나 요리할 때 넣어 풍미를 더했다. 1++등급의 한우 채끝 등심으로 만든 ‘코리안 비프 스테이크’외에도‘컬리나리아 스타일 알밥’도 인기가 많다. 연어알을 화요25에 재워 비린 향과 맛을 잡았다. 익히지 않은 신선한 알만을 고집해 톡톡 터지는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다. 식전에 제공하는 오늘의 칵테일로는 화요41을 이용한 ‘샤베트 칵테일’을 추천한다. 세트에는 화요 3잔이 포함돼 있으며 주문 할 때 화요 17 혹은 25를 선택할 수 있다.

# 화요로 만드는 색다른 칵테일 - 컬리나리아 샤베트 칵테일’

재료 : 화요41 30mL, 토닉 15mL, 고창 복분자 주스, 시럽 적당량

만드는 방법
① 복분자 주스와 시럽을 같은 양을 넣어 섞는다.
② 넓은 팬에 ①을 넣어 하루 동안 얼린 후, 숟가락으로 긁어낸다.
③ 마티니 잔에 화요와 토닉을 넣어 섞은 후 ②를 얹는다.

[사진설명] 우리술 화요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인 백상준 셰프. 사진 속 요리는 화요41로 풍미를 더한 ‘코리안 비프 스테이크’.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황정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