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진행자 '한인 비하' 발언[LA중앙일보]

미주중앙

입력

변호사 겸업 빌 핸델 "보신탕 해주지 않는 한 한인은 필리핀인 혐오"

변호사이자 유명 라디오 진행자인 빌 핸델(Bill Handel)이 자신의 상담 프로그램에서 한인 비하와 인종혐오 발언을 해 한인사회가 공분하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 변호사협회(KCLA 회장 브래드 이)는 8월 27일 오전 10시30분경 빌 핸델이 한 청취자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과정에서 개(dog)요리를 해주지 않는 한 한인은 필리핀인을 혐오(hate)한다는 발언과 한인 건물주는 테넌트의 어려움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 등 한인 비하와 인종 혐오적인 말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고 밝혔다.

KCLA는 지난달 29일 공식 항의 서한을 통해 진행자 핸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청했으며 해당 방송사(KFI AM 640스테이션)에는 핸델이 더 이상 인종폄하와 차별적인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 청취자가 핸델의 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파트에 침입 사건이 3~4건 일어났고 이는 건물주와 연관됐다는 생각에 집문의 자물쇠를 바꿨다며 이를 안 건물주가 새 키를 요구하고 있는데 건물 주의 요구에 응해야 하냐고 질문했다.

핸델은 건물주의 인종을 물었고 이에 청취자가 한인이라고 답변하자 한인 건물주는 테넌트의 도움 요청에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청취자의 인종을 물었고 청취자가 필리핀인이라고 밝히자 이번에는 "개(dog)요리 보신탕을 해주지 않는한 한인은 필리핀인을 혐오한다"고 말했다. 이 방송을 청취한 한인들은 분개했다.

KCLA의 브래드 이 회장은 "한인을 깎아내린 것은 둘째치고 한인이 필리핀 사람을 싫어한다는 잘못된 인종 혐오 발언을 했다"며 "KCLA는 진행자와 방송사에 즉각적인 사과와 더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정조치를 요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핸델은 미셸 콴과 크리스티 야마구치와 같은 아시안 피겨 스케이터가 유명세를 누리고 있을 때 아몬드 얼굴을 한 동양인 보다는 진정한 미국을 원한다거나 아르메니안을 없애기 위해서는 글렌데일을 팔아버려야 한다는 등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핸델은 인종단체들이 항의를 하면 '농담'이라거나 '패러디'였다는 식으로 매번 모면해 왔다"고 말했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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