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주문대로 ‘복지’ 난상 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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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나라당이 1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연 의원연찬회의 화두는 단연 ‘복지’였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전날 복지 정책에 대한 당론 결정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당 정책국이 준비한 연찬회의 ‘초청 대담 및 토론’ 주제도 ‘재정건전성과 올바른 복지정책’이었다. 정옥임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현오석 KDI 원장은 “재정건전성이 나빠지고 예산이 제약된 상황에선 복지지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특강에서 “한나라당은 당을 해체한다는 기분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국민이 새롭게 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안 달라지고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 제일주의자이지만 대통령이 해야 할 정치는 안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말도 했다.

 의원들은 연찬회장 안팎에서 복지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계파별 노선 차이도 드러났다.

 ▶이학재(친박)=우리 경제 규모에 비교해 국민들의 복지 만족도가 굉장히 낮아 갈 길이 멀다. 복지를 무조건 보편적이니, 선별적이니 하는 이분법으로 나누지 말고 각자의 장점을 살려 한국형 복지의 틀을 만들자.

 ▶안형환(친이)=민주당이 금과옥조(金科玉條·금이나 옥같이 귀중히 여기는 법칙이나 규정)로 여기는 게 스웨덴 케이스다. 그러나 여기마저 복지 규모를 줄이고 있다.

 ▶김성식(중도)=민주당이 ‘보수는 선별적, 진보는 보편적’이란 구도에 한나라당을 몰아넣으려 한다. 시민행복이란 개념 아래 복지 사안별로 생산적 토론을 해서 당의 역동성을 보여줘야 한다.

 박 전 대표의 전날 발언을 둘러싼 논쟁도 뜨거웠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우리는 보편적 복지를 지향해야 하고 무상급식도 마찬가지”라며 “복지 확충과 전쟁을 하겠다는 식의 철학으론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다”고 했다. 홍정욱 의원도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서울시장 보선에서 경직된 후보보다는 겸허한 후보를 모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친이계를 중심으로 나온 반박론도 만만치 않았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앞장섰던 신지호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지자체 상황에 맞게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알쏭달쏭한 얘기 말고 뚜렷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와 라이벌 관계인 정몽준 의원은 연찬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특정인은 안 된다, 내 허가를 받으라는 식으로 비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안 된다”고 각을 세웠다.

 2일로 예정된 연찬회의 자유토론에서 복지정책에 대한 당론 채택 문제를 놓고 계파 간 충돌 조짐을 보이자 홍준표 대표는 “가급적 연찬회에서 상처 주는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천안=정효식·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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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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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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