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우리사주조합 경영참여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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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직원들이 21일 대규모 사업장으로는 처음으로 우리사주조합의 대표와 대의원을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했다.

현대차 우리사주조합은 이를 계기로 회사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등 본격적인 우리사주 권리찾기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우선 사외이사 중 한명을 조합원들이 추천하는 인물로 임명할 것을 회사측에 요구하고, 앞으로 최대주주 그룹(11.3%)으로서 상법이 보장하는 권리(대표소송권.회계장부 열람권.주주총회 소집청구권.주주이사 해임청구권 등)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의 하부영 부위원장은 "우리사주조합이 회사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표를 직접 선출하기로 했다" 며 "우리사주조합이 노조와 별도로 회사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견제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합이 추천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등재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이사회에 조합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방안도 회사와 논의하겠다" 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현대정공.기아자동차 등 현대차 관련 우리사주조합도 이같은 직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의 박수철 노사협력팀장은 "지난해 11월 임금협상 때 노사가 합의한 사항" 이라며 "회사와 직원은 운명공동체인 만큼 원활하게 협력해나갈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그러나 조합대표의 이사회 참여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전문경영인으로 이사회를 구성한다는 게 원칙이며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사안" 이라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 대표를 직원이 직접 뽑는 경우는 지난해 아폴로산업.한국신용평가정보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부 있었으나 현대차와 같은 대규모 사업장에선 처음이다. 그동안 우리사주 대표는 회사측이 임의로 임명하는 게 관행이었다.

이날 투표에서 현대차 우리사주조합 대표로 노조측 후보인 서동식 사원이 회사측 후보인 최양기 재무관리실장을 제치고 뽑혔다. 이와 함께 96명의 대의원이 선출돼 본격적인 '직선제 우리사주조합' 이 출범하게 됐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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