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우리 아이 종합비타민제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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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아산 아이본소아청소년과 원장

아이에게 종합비타민제를 매일 먹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많은 부모들이 이런 고민을 한다.

영양학자들은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이상적인 식단과 거리가 먼 식단을 섭취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국 정부에서 1993년에 시행한 국가식이영양조사(National Diet and Nutrition Survey, NDNS) 결과에 따르면 많은 아이들이 비타민A, 비타민D, 무기질과 아연 섭취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는 이뿐 아니라 엽산, 리보플라빈, 티아민 결핍현상이 관찰 됐으며, 만 7세 이상 어린이에게는 아연, 칼륨, 마그네슘, 철분, 요오드, 구리 등 무기질 섭취량이 권장량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균형을 위한 보충제는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종합비타민제를 고를 때 우리 부모들이 보는 것은 영양소 권장섭취량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권장섭취량은 영양소 결핍이 유발하는 질환을 예방하고 정상적인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수준을 가리키는 것이다.

부모들이 원하는 성장효과나 질병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 먹어야 하는 권장량과는 다른 의미이다. 따라서 만성질환 예방과 성장속도를 올리기 위한 영양권장량은 좀더 높다.

아이들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시기적으로 중요한 영양소들이 존재한다. 그 중 뼈 구성과 성장에 관련된 비타민D는 성장기와 생애 전반에 걸쳐 필요하다. 근래에 들어 집중조명을 받고 있기도 한 이 비타민D는 햇빛을 보지 못하는 실내생활 중심의 활동패턴 때문에 더욱 결핍증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영·유아의 비타민D 결핍증에 의한 구루병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고,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10대와 20대의 70-80%가 비타민D 결핍증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칼슘과 철이 부족한 모유를 수유하고 있는 아이들은 이유식이 괘도에 오르기 직전인 4-6개월 경에 철분과 더불어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세 전 후와 사춘기의 급성장기에 골 연령이 자기의 연령보다 작은 체질적 성장지연인 아이들도 비타민D를 적절히 섭취하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생리적인 빈혈이 오는 12개월 전후로는 빈혈검사를 통해 철분 부족을 확인해야 하고, 무기질이 부족하기 쉬운 3세 전후에는 아연, 구리, 마그네슘, 칼슘 등의 무기질 등을 충분히 섭취 하는 지 관찰해야 한다.

지극히 정상인 아이의 부모들이 종합영양제를 먹여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의 대답은 항상 “네” 이다. 대부분의 영양제가 필요권장량을 지키며 공급과잉에 대한 대처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이 저하 돼있거나, 아토피나 건선 또는 변비나 수면장애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라면 대답은 “아니오”가 된다.

대부분의 미네랄은 아연과 구리처럼 한 성분이 들어오면 다른 성분이 나가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몸의 영양적 균형이 깨어진 상태에서 종합영양제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또한 종합영양제를 먹이며 추가적인 보충제를 사용한다면 공급과잉이 될 수 있다. 아이에게 영양적인 보충을 해주기 위해서는 아이의 부족한 영양소를 파악하고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과잉시의 부작용을 알고 시기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시 해야 할 것은 바로 ‘과유불급’이다.

김동운 아산 아이본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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