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뒤집은 노다 ‘연설의 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날 결선투표에서의 뒤집기 한판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노다 후보의 뛰어난 연설력이었다.

이날 5명의 후보 중 네 번째로 연설에 나선 그는 원고를 보지 않은 채 국회의원들의 눈과 귀를 끌어들이는 뛰어난 화술을 선보였다. 그때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중간파 의원들이 이 연설을 듣고 대거 노다 후보 쪽으로 쏠렸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분석이다. 그는 “어른들의 벨트가 길어지면 메타볼릭(성인 비만)이 되니 참으로 슬픈 일이죠. 하지만 자녀들의 벨트가 길어지면 부모 입장에선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이들의 미래를 위해 어린이 수당을 줘야 한다는 이념은 소중한 것입니다.” “내 얼굴은 도시적이지 않지만 지역구는 도심”이라는 등 유머를 섞어가며 장내 분위기를 장악했다.

 그는 하루 전인 28일의 정책토론회에선 “마에하라 후보와 나는 스모선수였던 와카노하나·다카노하나 형제와 같은 사이(형제와 같으면서도 선의의 경쟁자라는 뜻)” 라며 상대방을 치켜세우면서 결선투표의 도움을 간접 호소하는 기발함도 선보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