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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술·감조청·감마스크팩 … 완주감의 무한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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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완주군 고산농협의 오크통 감식초 공장. 참나무 오크통에서 감식초를 2년간 숙성시켜 식초 특유의 시큼한 맛 대신 부드러운 맛이 난다. [프리랜서 오종찬]


‘감 마스크팩, 감 아이패치, 감 식초, 감잎 차, 감 음료수, 감 와인, 감 조청, 감 막걸리…’

 곶감·홍시 정도로 쓰이던 감이 다양하게 변신하고 있다. 단순히 먹는 식품에서 벗어나 기능성 음료수, 술, 피부를 가꾸는 화장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감은 비타민C가 녹차보다 20배나 많다.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많아 당뇨·비만·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험이 있다. ‘감의 고장’인 전북 완주군의 농업기술센터가 감의 변신들을 주도하고 있다. 정순년 농업기술센터 계장은 “ 기후가 고온다습해지면서 자연건조 방식의 곶감 생산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 부가가치가 큰 제품을 개발해 수익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감 산업의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완주군 농업기술센터가 농가와 손을 잡고 개발한 칼슘 감식초와 오크통 감식초, 수제 감잎 차, 감식초 음료, 감 술, 감 와인 등. [프리랜서 오종찬]

 농업기술센터의 감 상품 개발에는 감 생산 농가·영농조합법인과 한국식품연구원·전북생물산업진흥원·대학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개발을 마쳤거나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제품이 20여 가지에 이른다.

 감식초에 젖산 칼슘을 첨가한 칼슘 감식초, 감·쌀 등을 원료로 만든 증류주, 유기농법으로 기른 감잎을 아홉 번 덖어 구수한 맛을 강화한 감잎차 등이 이미 출시했다. 칼슘 감식초의 경우 대형 마트 등에서 매출이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올라갈 정도로 인기가 있다.

 추석(9월 12일) 명절에 맞춰 선보일 상품들은 특히 눈길을 모은다. 참나무 통에서 2년간 숙성시킨 오크통 감식초가 나온다. 대부분의 감식초는 시큼한 맛이 나 섭취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오크통에서 발효된 식초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했다. 375ml 병이 5000원 이상으로 일반 식초보다 값을 배나 더 받는다.

또 오크통 감식초와 완주군에서 생산된 개복숭아를 혼합한 감 음료도 선보인다. 피로 회복과 숙취 해소에 좋은 감식초를 복숭아 향·단맛과 결합해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감을 이용한 화장품도 출시한다. 감잎에 든 비타민·폴리페놀 등이 피부에 스며들도록 한 마스크팩, 눈밑에 붙이는 아아패치 등은 피부 미용과 주름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개발한 ‘자연마름’의 유용(35·완주군 고산면) 사장은 “감잎 우려낸 물로 세수하면 피부가 깨끗해지고 얼굴이 덜 당긴다는 어른들 얘기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녹차처럼 마실 수 있는 감잎 음료수와 설탕·시럽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감 조청, 감 막걸리, 감 발효차 등을 상품화 할 계획이다. 완주군은 경북 상주, 충북 영동와 더불어 감 주산지로 꼽힌다. 고산·동상·경천·운주면 등에서 연간 5460t을 수확한다. 500여 농가가 100여 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건강식품인 감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완주를 감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며 “앞으로 3년 내에 매출을 2~3배 이상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글=장대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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