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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400m 우승, 필릭스 아닌 몬트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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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만틀 몬트쇼

대구는 ‘이변의 땅’으로 불릴 것 같다.

 여자 400m에서는 무명 반란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아만틀 몬트쇼(29·보츠와나)다.

 몬트쇼는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400m 결승에서 49초56을 기록해 우승후보 앨리슨 필릭스(26·미국)를 0.03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49초56은 보츠와나 국가 신기록이다. 3위는 아나스타샤 카파친스카야(32·러시아)가 차지했다.

 4레인에 위치한 몬트쇼의 출발 반응 속도는 0.327초. 결승에 오른 8명 중 6위였다. 하지만 100m를 지나 직선주로부터 폭발적인 질주로 다른 선수들을 차례로 따라잡았다. 마지막 직선 코스에 돌입할 때는 단독 선두였다. 3레인의 필릭스는 100m를 남겨두고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하지만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것은 몬트쇼의 가슴이었다.

 몬트쇼는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4위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일 정도로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대구에서 깜짝 레이스를 펼치며 자신의 육상 인생에 정점을 찍었다. 2009년까지 세계선수권 200m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이룬 필릭스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선수로는 세계선수권 최초로 200m와 400m 동시 우승을 노렸으나 0.03초 차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시아의 역사(力士)’ 무로후시 고지(37·일본)에게 대구는 ‘부활의 땅’이었다. 무로후시는 남자 해머던지기에서 81m24를 던져 크리스티안 파르시(헝가리·81m18)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로후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이후 7년 만에 세계 정상에 복귀했다.

 여자 투포환에서는 발레리 애덤스(27·뉴질랜드)가 21m24를 던져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장대 높이뛰기에서는 파벨 보즈치초브스키(폴란드)가 5m90을 넘어 같은 높이의 라자로 보르헤스(쿠바)를 시기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대구=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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