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험 없는데도 토플 만점’ 대원중1 성휘연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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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원서를 읽고 있는 성휘연양.

영어 소설 읽기를 즐겨온 중1 학생이 사교육의 도움 없이 토플 만점을 받았다. 어머니가 생후 6개월부터 영어 책을 읽어준 이 학생은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마음에 드는 영어 책을 많이 읽은 것을 비결로 꼽았다.

 서울 대원국제중학교 1학년 성휘연(13)양은 지난 13일 실시된 iBT(internet-Based TOEFL) 토플시험에서 120점 만점을 받았다. 외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없는 그는 토플시험 대비를 위해 별도의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

 성양은 26일 “좋아하는 영어 책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많이 읽은 게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에 한두 번 서점에 들러 영어 책을 꼭 산다”며 “밥 먹으면서 미국 드라마를 보고 잠잘 때 팝송이나 CD를 틀어놓는데 그게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성양이 영어와 친숙하게 된 건 어머니 이모(43)씨의 영향이 컸다. 이씨는 태어난 지 몇 개월밖에 안 된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에 나섰다.

 “한국어 동화책과 그림이 있는 영어책을 같이 읽어줬는데, 한 책을 일주일간 반복했습니다. 영어 책은 원어민 발음의 오디오가 딸린 것을 골라 들려줬습니다.” 이씨는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해 설명해 주지 않고 아이가 그림만 보고 유추하도록 했다.

 성양의 말문이 트이자 이씨는 오전 국어 책, 오후 영어 책으로 시간대까지 정해 읽어준 뒤 따라 하게 하고 영어 오디오 들려주기를 이어갔다. 이씨는 “몇 년간 계속하자 세 돌 무렵 딸이 간단한 영어 문장을 읽더라”며 “초등학교 입학 무렵에는 당시 유행하던 해리포터 원서가 딸 손에 들려 있었다”고 소개했다.

 성양은 또래 아이들이 다니는 영어학원에 일정 기간 다닌 적이 있지만 영어 듣기·읽기를 위해 별도의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 대신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날마다 본다고 했다. 어머니 이씨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됐는지 지금도 영어 소설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문맥에 따라 의미를 파악한다”고 귀띔했다. 성양은 지난해 연세대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 4회 IEWC(국제영어글쓰기대회)에서 초등학생 부문 대상을 타기도 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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